[메디칼트리뷴 김준호 기자]   위암 유발 요인으로 알려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pylori)가 성인 천식의 발생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 동안 소아에서  H.pylori 감염 시 천식 발생률이 낮다는 연구 결과는 있었지만 H.pylori 감염률이 높은 동아시아 지역에서 성인의 천식 예방 효과를 입증한 것은 처음이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김나영 교수와 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 임주현 교수 연구팀은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건강검진자 1만 5,000여명을 분석한 결과, 40세 미만의 젊은 성인이 H.pylori에 감염되면 천식 발생이 50%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Medicine에 발표했다.

H.pylori는 위장 점막에 주로 감염돼 위염,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위선암 등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H.pylori가 위암 발생 위험을 2~4배 높인다. 실제로 국내 H.pylori 보균자 가운데 약 20%는 위장관 질환이 있으며, 보균자의1%에서 위암이 발생한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한국인의 헬리코박터균 유병률은 60%에 달한다.

하지만 최근들어 H.pylori에 알레르기질환 예방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인 7천 4백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H.pylori에 감염되면 천식 발생 위험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약 7천명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이스라엘 연구에서는 H.pylori에 감염된 어런이에서 천식 발병률이 유의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성인에서는 어떤지 확인되지 않았다.

서울대병원 연구팀은 건강검진자 1만 5,000여명을 대상으로 혈액검사로 H.pylori 항체 유무를 알아보고, 문진을 통해 H.pylori 제균 치료 경험 및 천식을 비롯한 알레르기 질환 병력 및 투약 경험을 조사했다.

총 1만 5,032명 환자 가운데 9,492명(63.1%)이 H.pylori에 감염됐으며, 359명(2.4%)에서 천식, 3,277명(21.8)에서 기타 알레르기 질환이 있었다.

H.pylori 감염률은 나이가 많을수록 증가했고(1세 증가 시 5% 증가), 천식 또한 고령일수록 증가했다(1세 증가 시 4% 증가).

조사 결과, H.pylori감염과 천식의 관련성은 40세 이상 성인에서는 뚜렷하지 않았지만 40세 미만 젊은 성인에서는 H.pylori에 감염되면 천식 발생이 50%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타 알레르기 질환은 H.pylori과 무관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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