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트리뷴 김준호 기자]   국내 보건소의 흉부X선 판독의 3분의 2는 공중보건의가 참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사진]가 14일 발표한 '보건소와 보건지소의 흉부X선 검사 및 판독현황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흉부X선 판독을 하는 국내 보건소는 총 196곳이며, 이 가운데 79곳(약 40%)이 상급병원 영상의학과 등 외부판독기관이나 고용한 판독 전문가에 의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117곳은 공중보건의사 207명이 판독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영상의학전문의는 단 7명이었다.공중보건의가 담당하는 하루 판독량은 하루 평균 약 47장이며, 최대 205장을 판독하는 경우도 있었다.

공중보건의가 판독에 참여하는 보건소 117곳 가운데 72곳은 공중보건의와 외부판독기관/관리의사가 공동 참여, 45곳은 공중보건의가 전적으로 담당하고 있다.

공동 관여 72곳 가운데 17곳은 교대근무 등 업무를 수평분담하고 있으며, 55곳은 공중보건의가 1차 판독 후 2차 판독을 외부판독기관에 의뢰하는 방식을 취했다.

하지만 2차 판독를 무조건 할 수 있는게 아니라 총 비용 및 의뢰건수 제한, 공중보건의 판독 권고, 결핵 환자에 한해서만 의뢰하도록 하는 등 제약 조건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가 올해 8월 전국 149개 시군구 보건소를 대상으로 지역별 결핵 및 감염병 관리의 중심이 되어야 할 보건기관에서 흉부 X선의 결핵 및 진료를 위한 정상 판독을 담당하는 의료진의 전문성과 관리 시스템을 평가하기 위해 시행됐다.

질병관리본부의 2015년 결핵환자신고현황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결핵신환자는 인구 10만명 당 32,181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압도적인 1위다.

흔히 못사는 나라에서 결린다는 이 결핵을 퇴치하기 위해 정부는 치료비용을 전액 지원하고 있으며, 요식업 종사자들에게 매년 보건증을 발급받도록 하는 등 다방면에서 관리 정책을 펴고 있다.

올해 8월에는 개정된 결핵예방법이 시행되면서 필요시 결핵환자 등에 대한 사례조사, 관련 기관 종사자에 대한 연 1회의 의무적 결핵·잠복결핵검진 및 예방 교육 실시 등의 세부 관리 기준도 마련됐다.

흉부X선 검사는 결핵 진단시 가장 유용하고 기본적이면서 가장 중요한 진단법이다. 또한 저렴한 비용에 접근성도 높아 널리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정상 판독 및 결핵 판독의 경우 훈련된 영상의학과 전문의 또는 흉부 X선 판독 경험이 많은 타 과 의사가 아니면 정확도에 큰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영상의학과 전문의를 두지 않은 대다수의 민간의료기관이 해당 전문의에게 의뢰를 맡기는 이유다.

대한공중보건협의회는 "보건소는 결핵관리 및 흉부X선 촬영 및 판독 업무를 담당하고 있고, 보건소 내원 환자도 단순 보건증 발급이라도 정확한 판독을 원하고 있다"면서 "보건소의 흉부X선 판독업무의 질적 개선과 결핵의 오판독이 국민건강에 중대한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 판독 의료진의 전문성과 관리 시스템 평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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