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 등으로 통증만 줄이다 관절 파괴되면 회복 불능, '관절류마티스내과'로 개명 추진

[메디칼트리뷴 김준호 기자]   국내 류마티스관절염은 평균 2년이 지나서야 제대로 진단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한류마티스학회는 12일 해밀턴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류마티스관절염환자 1천여명(평균 56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환자들이 제대로 진단받기 까지 평균 23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10명 중 3명은 진단까지 1년 이상이 걸렸다. 특히 환자 나이가 많을수록 진단이 늦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 증상이 나타났을 때 하는 치료는 '파스나 진통제'가 가장 많은 33%를 보였다. 이어 '침이나 뜸'을 맞는다는 응답도 26%였다.

10명 중 8명은 류마티스내과 방문 전 다른 병원이나 진료과를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형외과가 40%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내과와 한의원 순으로 나타났다. 환자 10명 중 2명만이 제대로 류마티스내과를 찾았으며, 환자의 10명 중 4명은 다니던 병원 의사의 권유로 류마티스내과를 찾았다.

척추 등에 염증을 일으키는 관절염의 한 형태인 강직성척추염의 경우는 진단 시기가 40개월로 더 늦었다. 진단까지 3년 이상 걸린 환자는 40세 이하 환자에서 약 절반을 차지했다.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처럼 10명 중 8명은 타과 진료 경험이 있었으며 정형외과가 가장 많았다. 환자 나이와 타과 진료 경험은 비례했다.

대한류마티스학회 최정윤 이사장(대구가톨릭대병원)은 류마티스관절염의 진단 지연 원인은 초기 통증을 단순하게 여겨 파스나 진통제 사용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강직성척추염도 환자의 진단 지연 원인도 발병 나이가 상대적으로 낮아 통증을 참는 등 대처 방식의 잘못이라는 지적이다.

학회는 환자들의 질환 인식도를 높이기 위해 골드링캠페인을 개최하고 전국 단위의 건강강좌를 비롯해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 질환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캠페인 이름을 골드링으로 한 이유는 골드(금)가 치료약물이 개발되기 전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로 사용된데 있었으며, 링(반지)은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들의 손 변형을 상징한다. 증상이 반찌를 끼는 손가락 관절에 제일 먼저 발생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류마티스환자를 신속히 전과(轉科)시킬 수 있도록 연구강좌 등의 타과 의사 대상 캠페인 전개와 함께 진료과 이름을 '관절류마티스내과'로 변경하려고 추진 중이다.

학회 박동진 홍보위원(빛고을 전남대병원)은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류마티스질환 진단 시기가 늦다"면서 "류마티스 진단 지연의 이유에 대해 다른 과에 비해 역사가 짧고 전문의 수(6백명)도 적은게 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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