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트리뷴 김준호 기자]   한국을 비롯해 극동아시아지역 여성에서 특히 많이 발생하는 희귀폐종양인 경화혈관종 발생 과정이 처음으로 규명됐다.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정연준, 이석형, 정승현 교수팀은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으로 폐경화혈관종의 발생 기전을 규명한 결과를 PNAS에 발표했다.

 폐에서 생기는 경화혈관종은 지금까지 폐의 상피세포에서 기원하는 만큼 폐암과 발생기전이 공통적일 것이라고 추정돼 왔다.

하지만 전장 유전체 변이 양상은 알려져 있지 않은데다 아시아 여성에서 유독 5배 많이 발생해 여성 폐암과 유전적으로 감별이 어려웠다.

연구팀이 폐 경화혈관종 환자 68명 (여성이 91%)을 분석한 결과, 46.6%에서 종양유전자로 알려진 AKT1 돌연변이가 발견됐으며 β-catenin 돌연변이도 4.5%에서 검출됐다.

AKT1 돌연변이가 없는 경화혈관종 환자 가운데 2명에서는 ATK1 유전자의 복제수(copy number)가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폐 경화혈관종를 구성하는 상피세포와 간질세포 중 어떤 세포가 진정한 종양세포인지를 규명하기 위해 상피세포 및 간질세포를 분리해 유전자를 분석했다. 그 결과, 상피세포 및 간질세포 모두 AKT1 돌연변이를 가진 종양세포로 확인됐다.

즉, 경화혈관종의 발생의 대부분이 AKT1 및 β-catenin 돌연변이 이외에 다른 견인변이를 일으키지 않고, AKT1 돌연변이가 경화혈관종 발병에 단일 견인인자임이 규명된 것이다.
 
이석형 교수는 "폐암은 가장 사망률이 높은 암으로 폐에서 생기는 다른 종양 및 염증성 병변과의 감별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여성에서 폐암 발생이 증가한다는 점 또한 폐암과 경화혈관종의 발병기전 감별에 대한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연구에서 밝혀낸 사실을 더 검증하고 생물학적 기능을 연구하면 폐암의 감별 진단법 개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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