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질분만시 회음절개는 불필요하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미국산부인과학회는 지난달 산부인과적 열상(찢어짐)의 예방과 관리를 위한 임상지침서(Practice Bulletin)를 10년만에 개정, Obstetrics & Gynecology에 발표했다.

변실금 위험 상승

경질분만 여성의 53~79%는 산과적 열상을 경험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대부분은 1~2도의 경도 열상이다.

그러나 심한 열상, 특히 산후 변실금 원인인 산과적 항문괄약근열상(OASIS)을 경험하면 산후에도 오랫동안 골반저장애나 요실금 및 변실금, 통증, 성기능장애 등의 증상이 계속되기도 한다.

이번 지침서에서는 이러한 중증 산과적 열상을 예방하는데 목적으로 두고 작성됐다. 그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권고레벨을 받은 항목은 '회음절개는 제한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침서는 이 권고를 26건의 체계적 문헌고찰에 근거했다. 중증 회음열상과 골반저기능부전(요실금 또는 변실금 포함), 골반장기탈을 막기 위한 회음절개가 제한적인 절개보다 장단기적으로 이득이 없으며, 그리고 회음절개는 산후 변실금 위험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회음절개를 받은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유의하지는 않지만 성교통을 호소하는 비율이 높고 성관계 시기도 늦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지침서에 따르면 경질분만시 회음절개 실시율은 미국에서 줄어들고 있지만 산부인과의사 10명 중 1명은 여전히 일상적인 회음절개를 하고 있다.

중증 열상예방에는 회음마사지과 온찜질

그렇다면 어떤 임산부를 회음절개해야 할까. 지침서에 따르면 아직까지 회음절개의 적응기준을 결정하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

이전부터 태아의 머리는 나오고 어깨가 분만되지 않는 견갑난산의 경우에는 분만 촉진을 위해 회음을 절개했다. 하지만 효과에 의문을 던지는 체계적 문헌고찰(Obstetrical & Gynecological Survey)도 있다.

다만 지금까지 연구에서는 복수의 회음절개법이 한꺼번에 검토되는 바람에 특정 회음절개법이 미치는 영향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규모와 기간 등의 부족으로 연구의 질적 문제도 있었던 만큼 향후 적응기준 마련을 위한 질 높은 연구가 필요하다. "그때까지는 회음절개 실시 여부는 임상판단의 기준으로 결정해야 한다"는게 지침서의 설명이다.

이밖에도 산후 변실금의 원인인 항문괄약근에까지 영향을 주는 중증 열상의 예방대책으로 분만 전 회음마사지를 권고했다. 하지만 마사지법도 다양해서 질적 평가는 어렵다(British Journal of Obstetrics and Gynaecology).

회음부 찜질도 하나의 예방법. 하지 않은 경우에 비해 3도 및 4도의 회음열상 위험을 낮춰준다는 분석 결과도 있다(Cochrane database of systematic reviews).

한편 지침서는 OASIS 등 중증 산부인과적 열상을 경험한 여성이 다시 출산하더라도 경질분만은 적절하고 안전한 분만법이라고 설명한다.

이와함께 '산후 변실금 경험이 있다' '창감염 또는 수복술을 다시 받아야 했다' 'OASIS로 인해 심리적 트라우마가 생겼다' 등에 해당하는 여성에 한해 본인이 원하는 경우에는 제왕절개를 하는 것도 무방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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