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속에 살고 있는 세균을 이용해 비만과 당뇨병을 조절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권미나 교수팀은 장내세균 '박테로이데스 에시디페시언스(bacteroides acidifaciens)가 지방분해효소(PPARα) 분비를 촉진시켜 체중과 지방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Mucosal Immunology에 발표했다.

이 장내세균은 또 혈당 감소 호르몬인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의 분비도 촉진시켜 체내 혈당을 감소시킨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장내세균의 구성비와 비만 및 당뇨병과 관련있다는 연구가 발표된 이후 관련 연구가 잇달아 나왔지만 지금까지는 관련 메커니즘이 명확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장내수지상 세포에서 자가섭식 관련 유전자가 결손된 쥐에서 정상 쥐에 비해 체중과 지방량이 유의하게 줄어든다는 사실에 착안했다.

연구팀은 유전자 결손 쥐의 장속을 분석한 결과, bacteroides acidifaciens라는 장내세균이 정상 쥐에 비해 매우 많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세균을 정상 쥐에 투여하고 같은 양의 사료를 먹인 결과, 투여하지 않은 군에 비해 체중과 지방량이 크게 감소했다. 아울러 혈중 인슐린 양이 증가하면서 인슐린감수성도 높아졌다.

bacteroides acidifaciens는 복부지방세포의 신호전달체계인 'TGR5' 수용체를 활성시켜 PPARα라는 지방분해효소의 발현량을 유의하게 증가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그림].

권 교수는 "체중과 혈당을 조절하는 특정 장내세균의 메커니즘이 밝혀져 비만과 당뇨 등의 대사성 질환 치료의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중견연구자 도약 사업 및 보건복지부 중개연구 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그림. bacteroides의 비만, 당뇨 조절 메커니즘 규명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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