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전 관리를 위해 비뇨기과 진료를 받는 남성의 약 절반은 정액에 이상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제일의료재단 제일병원(병원장 민응기) 비뇨기과 최진호 교수, 산부인과 한정열 교수팀은 1일 임신 전 관리를 위해 진료받은 61명의 남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정액검사 이상소견은 46%, 비임균성 요도염 원인균 감염은 30%, 남성 난임의 주요 원인인 정계정맥류는 18%, 염색체 이상은 1.6%로 나타났다.

교수팀은 실제 진료를 받은 남성이 소수안 만큼 건강한 임신을 저해하는 원인을 가진 남성이 상당히 많을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교수팀의 이번 조사에서도 임신 전 관리를 목적으로 진료한 여성 260명 가운데 23.5%(61명)의 배우자만이 임신 전 상담을 위해 비뇨기과를 찾았다.

2013년 정부의 체외수정시술 난임 원인 분석 결과에서도 남녀 원인이 각각 6.2%와 31.3%로 여전히 남성에 대한 진단과 치료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요인을 제외하면 남녀 요인이 각각 절반이라는 의학적 보고와는 정반대 결과다.

교수팀은 불임의 남성요인 중 하나로 만혼을 꼽고 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14년 현재 한국 남성의 초혼연령은  32.8세로 1994년 28.6세, 2004년 30.9세 보다 높다.

나이 많은 여성에서 생식능력이 떨어지는 것 처럼 남성도 연령이 증가하면서 사정량과 운동성, 정자의 수 등도 감소한다.

질병, 유해약물, 작업환경에서 발생하는 독성물질, 부적절한 생활습관 등 정액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이며, 이것이 남성이 반드시 임신 전 관리를 받아야 하는 이유라는게 교수팀의 설명이다.

최진호 교수는 "임신 전 남성관리에 대한 인식이 현저히 떨어지는 상황에서 대다수의 남성들은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봐야한다"면서 "임신이 안 돼 병원을 찾은 후에는 이미 건강한 상태로 되돌리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위험요인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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