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염증성 장질환인 크론병을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밝혀졌다.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권미나 교수·경희대 배진우 교수·연세의대 천재희 교수 공동연구팀은 장내 공생 바이러스가 면역세포 내 신호전달체계인 '톨유사수용체3/7(TLR3/7)'를 활성시켜 체내 면역 물질인 ‘인터페론 베타’의 분비를 촉진해 염증성 장질환을 억제한다고 Immunity 4월호에 발표했다.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 등의 염증성 장질환은 장 점막에 다발성 궤양과 출혈, 복통, 설사를 수반하는 만성적인 난치성 질환이다.

면역계가 비정상적으로 활성되는게 원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발생 원인 및 진행 경과는 아직까지 명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연구팀은 면역세포 내 신호전달체계인 TLR3/7이 망가진 생쥐에서 염증성 장질환이 악화된다는 사실을 발견, 이 점에 주목했다.

이 수용체는 바이러스 등의 외부 물질을 인식하고 면역 세포의 대사를 촉진해 선천성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기능을 한다.

연구팀은 이 수용체 활성화에 따른 염증성 장질환의 변화를 알아보기 위해 대장염에 걸린 생쥐에게 장내 공생 바이러스가 보유한 RNA물질과 동일한 폴리와 이미퀴모드 물질을 투여했다.

그 결과, 이 수용체가 활성되고 대장 점막 고유층의 면역세포인 특정수지상세포(pDC) 활성이 촉진돼 체내 면역단백질 물질인 인터페론베타(IFN-β)의 분비가 증가해 염증성 장질환의 증세가 유의적으로 완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연구팀은 실제 항바이러스제로 생쥐의 장내 공생 바이러스량을 줄였을 때 염증성 장질환이 더욱 악화된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아울러 항바이러스제의 처리가 장내 바이러스의 양적·질적 변화와 장내 세균 군집에 유의미한 변화를 초래한다는 사실도 파악됐다.

권미나 교수는 "우리 몸에 해롭다고 알려진 병원성 바이러스와 다르게 공생 미생물인 장내 바이러스의 경우 장내 면역 시스템의 방어 기능을 활성화해 염증성 장질환의 발생을 억제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결론내렸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중견연구자 도약 사업 및 보건복지부 보건의료기술연구개발 사업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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