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포성섬유증 등 심각한 질병이나 사망 선고를 받을 만큼 유전자변이가 있어도 건강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소수이지만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까지 의학에서는 멘델돌연변이가 하나라도 있으면 질병의 발생을 피할 수 없다는게 정설이었다.

미국 마운트사이나이 아이칸의대 에릭 샤트(Eric Schadt) 교수는 약 60만명의 게놈에서 얻은 약 900개의 유전자 데이터를 선별해 수백종류에 달하는 유전병의 원인이 되는 변이를 탐색해 보았다.

그 결과, 8가지 소모성 질환 중 하나를 야기하는 유전자 변이를 가진 사람 13명이 발견됐다.

이들 8가지 질환에는 폐와 소화기계에 중증 손상을 일으키는 낭포성섬유증 외에도 두개골의 중증 변형을 특징으로 하는 '파이퍼증후군', 다발기형이나 지적장애와 관련한 '스미스-렘리-오피츠증후군' 등이 포함돼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종합병원 다니엘 맥아더(Daniel MacArthur) 게노믹스 연구자는 관련논평에서 "이들 소수인들에게는 일반적이라면 발병해야 할 심각한 질환을 방어하는 유전요인과 환경요인이 있는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샤트 교수는 "수백만년에 걸친 진화는 현재 우리의 생각을 훨씬 뛰어넘는 방어기구를 형성해 왔다"면서 "대부분의 게놈연구는 질환의 원인 발견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이번에 우리는 무엇이 건강을 유지시키는지 해명하는데 큰 기회를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Nature Biotechnology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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