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다고 느낄수록 장수한다거나 불행한 사람이 단명한다는게 일반적인 생각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즈대학 베트 리우(Bette Liu) 교수는 영국 중년여성 70만명 이상을 약 10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건강상태가 나쁘면 행복도가 낮지만 그렇다고 전체 사망 및 암사망, 허형성심질환 사망 위험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고 Lancet에 발표했다.

과거부터 행복도와 사망 위험의 관련성을 제시한 연구결과가 많이 보고돼 왔다. 리우 교수에 따르면 행복감과 혈중 코르티졸 농도와 면역기능 등에 좋은 영향을 준다.

반면 불행은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생활습관인자(흡연, 음주, 비만, 운동부족 등)와 관련한다. 또한 불행은 건강상태를 악화시키고 나쁜 건강상태는 불행감을 초래하는 악순환을 일으킬 수 있다.

리우 교수는 건강상태와 생활습관인자를 고려해도 행복도 자체가 사망위험에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기 위해 이번 연구를 실시했다.

분석 대상자는 영국의 UK Million Women Study의 중년여성 약 72만명(55~63세). 이들을 평균 9.6년간 추적관찰했다.

대상자는 등록한지 3년 후 시작된 조사 당시 심질환과 뇌졸중, COPD(만성폐쇄성폐질환), 암에 걸리지 않은 상태였다.

행복도 평가는 '행복감을 느끼는 빈도'에 따라 ①항상 ②대부분 ③ 때때로 ④거의/전혀 없다-를 선택하도록 했다. 이 가운데 ③과 ④는 불행으로 분류했다.

기분이 '안정적이다' '편안하다' '스트레스받는다' 빈도에 대해서도 평가했다. 주요 질환의 유무와 자가평가를 통해 건강상태(매우 좋음, 좋음, 보통, 나쁨)도 조사했다.

그 결과, 대상자의 39%는 '항상 행복하다', 44%는 '가끔 행복하다', 17%는 '불행하다'고 응답했다. 한편 추적기간 중에 4%가 사망했다.

나이만 조정해 분석한 결과, 조사를 시작할 당시 건강상태가 나쁠수록 불행감을 매우 많이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항상 행복하다'는 여성 대비 사망률비 1.29)

그러나 조사시작 당시의 건강상태를 조정하자 불행과 전체 사망 위험은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1.02).

또한 고혈압, 당뇨병, 천식, 관절염, 우울, 불안, 사회인구학적인자 및 생활습관인자(빈곤, 흡연, BMI 등)를 조정한 결과, 불행은 전체 사망, 허혈성심질환에 의한 사망, 암 사망과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전체 사망 0.98, 허혈성심질환 사망 0.97, 암사망 0.98).

불행감이 흡연 음주 등의 생활습관 유도

이번 연구에서는 행복하다는 여성과 불행하다는 여성 간에 사망위험 차이는 없었다.

이에 대해 리우 교수는 "중년여성에서는 나쁜 건강상태가 불행감의 원인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와 관련한 인자를 고려해 분석한 결과, 행복도 자체는 사망위험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결론내렸다.

그는 또 "불행하다는 생각이 건강을 악화시킨다고 오해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는 지금까지 나온 연구결과의 인과관계를 잘못 해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불행감은 흡연과 음주 등 생활습관인자와 관련하며 이러한 인자가 간접적으로 건강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재로서는 행복도를 평가하는 확립된 방법은 없다. 이번에 교수가 사용한 방법도 단일 질문에 대해 4점 만점으로 점수화한 것이다. 이전 연구에서는 복수의 질문에 대해 답을 받는 방법 등 다양한 평가법이 이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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