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강압목표치를 완화시키는 경향과는 정반대인 시험 결과가 나왔다. 미국 튤레인대학 의과학센터 폴 웰튼(Paul K. Whelton) 교수[사진]는 지난 7일 부터 5일간 미국 올랜도에서 열린 미국심장학회(AHA 2015)에서 SPRINT(Systolic Blood Pressure Intervention Trial)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50세 이상 고위험 고혈압 환자 약 9천명에게 수축기혈압(SBP) 목표치를 120mmHg 미만으로 낮추면 현재 140mmHg 미만인 표준강압군 보다 심혈관사고 위험과 총 사망위험을 각각 25%, 27%를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시험 결과는 미국심장학회(ACC), AHA 등이 마련 중인 'CVD 초발 예방을 위한 고혈압 치료가이드라인(GL)' 뿐만 아니라 재발 예방과 관련한 여러 가이드라인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NHLBI주도하 최적강압목표치 120mmHg 미만대  140mmHg 미만 비교

SPRINT는 심혈관질환(CVD)을 억제하려면 고혈압환자의 혈압을 어디까지 낮춰야 할지를 알아본 시험이다. 최근 제시된 SBP의 최적 강압목표는 확실치 않았다.

이 시험은 2007년 미국립심폐혈액연구소(NHLBI) 전문위원회에 의해 선정된 '좀더 낮은 SBP(예컨대 120mmHg미만)이 표준목표치보다 사고를 더욱 감소시킨다'는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2009년 가을에 시작됐다.

당시 미국합동위원회 제7차 보고(JNC 7)에서는 최적 강압목표치를 성인고혈압환자에는 140/90mmHg미만을, 신장병 또는 당뇨병 합병 환자에는 130/80mmHg미만을 제시했다. SBP 120mmHg미만은 '정상 혈압'에 해당한다.

SPRINT는 미국립보건원(NIH) 산하 연구기관인 NHLBI을 중심으로 미국립당뇨병·소화기·신장질환연구소(NIDDK), 미국립신경질환·뇌졸중연구소(NINDS)등의 지원을 받았으며 미국과 푸에르토리코 102개 기관이, 총 9천여명의 환자가 참여했다.

대상자 조건은 50세 이상이고 치료 또는 미치료 상태의 SBP가 130~180mmHg이면서 심혈관질환(CVD) 위험이 1개 이상인 고혈압 환자다.

CVD 위험 종류는 ①뇌졸중을 제외한 증후성 또는 무증상 CVD합병 ②만성신장병(CKD:추산사구체여과량(eGFR)20~60mL/min/1.73㎡ 미만) ③프래밍검위험점수의 CVD 10년 위험(이하 CVD 10년 위험)이 15%이상 ④75세 이상-이다.

대상에서 제외된 경우는 뇌졸중, 당뇨병, 다발성낭포신장, 만성심부전(증후성 또는 좌실구출률(EF) 35% 미만), 단백뇨 1g/일 초과, eGFR 20mL/min/1.73㎡ 미만, 복약순응도에 문제가 있는 환자다.

이같은 조건을 만족하는 9,361명을 ①엄격강압군(SBP 120mmHg 미만 목표) ②표준강압군(SBP 140mmHg 미만 목표)으로 무작위 배정했다.

대상자에게는 CVD 감소 효과가 입증된 강압제가 사용됐다. Ca길항제로는 암로디핀, ACE억제제는 리시노프릴 등 ALLHAT시험에 사용된 약제를 권고했다. 안지오텐신Ⅱ 수용체 길항제(ARB)도 여기에 포함됐다.

시험 시작 첫 3개월은 매달, 이후에는 3개월마다 환자를 진찰했다. 엄격강압군에서는 대부분 2제로 치료를 시작했으며, 75세 이상의 경우 강압제 0~1개 복용시 130mmHg 이상이면 1개로 치료할 수 있도록 했다.

1개월 후에 120mmHg미만에 도달하지 못하면 2번째 약물을 추가하고, 여전히 목표에 미달하면 추가하거나 증량했다.

표준강압군에서는 SBP 135~130mmHg을 목표로 1회 진료시 130mmHg 미만 또는 연속 2회 진료에서 135mmHg 미만인 경우는 체중을 줄이도록 했다.

주요 평가항목에서 'The lower, the better' 증명

환자는 평균 67.9세, 75세 이상 28.2%, 여성 35.6%, 흑인 29.9%, 히스패닉 10.5%이었고 CVD 기왕력자가 20.1%를 차지했다.

평균 CVD 10년 위험은 20.1%로 높았다. 90.6%는 평균 1.8개간 강압제를 복용했으며 평균 혈압은 139.7/78.1mmHg, eGFR은 71.7mL/min/1.73㎡이었다.

2015년 8월 20일 데이터 안전성 모니터링 위원회의 권고로 NHLBI 소장이 시험을 조기 중단을 선언했다.

시험 결과, 3.26년(중앙치) 추적하는 동안 평균 SBP는 표준강압군에서 134.6mmHg, 엄격강압군에서 121.5mmHg였다.

각 군의 평균 복용 약물수는 엄격강압군 2.7개, 표준강압군 1.8개로 엄격강압군에서 약 1개 많았다.

강압제에는 ACE억제제와 ARB가 가장 많이 사용됐다. 이 2개 약물의 사용률은 표준강압군에서 55.2%(각각 28.2%, 27.0%), 엄격강압군에서 76.7%(각각 37.0%, 39.7%)였다. 이어 이뇨제 42.9%, 67.0%, Ca길항 물질 35.4%, 57.1%, β 차단제 30.8%, 41.1% 순이었다.

추적기간 중에 나타난 SBP 13.1mmHg의 차이는 임상 결과에 다음과 같은 영향을 가져왔다.

주요 평가항목인 '심근경색, 기타 급성관증후군(ACS), 뇌졸중, 심부전, 심혈관사망'은 표준강압군이 319명(2.19%/년)에서 나타난 반면 엄격강압군에서는 243명(1.65%/년)으로 25%의 유의한 위험감소 효과를 나타냈다(위험비 0.75, 95%CI 0.64,0.89, P<0.001).

주요 평가항목인 엄격강압군의 심부전(0.62, P=0.002), 심혈관사망(HR 0.57, P=0.005)도 유의하게 감소했다.

심근경색(0.83), 기타 급성관증후군(1.0), 뇌졸중(0.89)은 양쪽군에 유의차가 없었다. Kaplan-Meier곡선에서 주요평가항목은 1년 후, 그리고 총 사망은 2년 후 부터 양쪽군에 차이가 나타났다.

한편 2차 평가항목인 총 사망도 표준강압군 210명(1.40%/년), 엄격강압군 155명(1.03%)으로 후자에서 27% 줄어들었다(0.73, P=0.003).

추적 기간 3.26년째 치료필요 인원수(NNT)는 주요 평가항목이 61, 총사망 90, 심혈관사망 172였다.

75세 이상에도 엄격강압해야

주요 평가항목에 대한 서브 분석에서는 CKD 기왕력 유무, 75세 이상과 미만, 성별, 흑인과 기타 인종, CVD기왕력 유무, 혈압 132mmHg 이하, 132,145mmHg, 145mmHg 이상 3개군 간에 유의한 상호작용은 없었으며, 엄격강압군에서 위험 감소가 일관되게 나타났다. 혈압수치 별 3개군 사이에는 'The lower, the better'가 확인됐다.

시험 초기 CKD 합병례의 주요 평가항목인 eGFR의 50% 이상 감소 또는 말기신부전증세는 양쪽군에 유의차가 없었다.

CKD 비합병례에서 eGFR 30% 이상 감소 또는 eGFR 60mL/min/1.73㎡ 미만으로 진행하는 경우는 표준강압군보다 엄격강압군에서 유의하게 감소했다.

중증부작용 발생은 표준강압군과 엄격강압군에서 각각 37.1%, 38.3%로 유의차가 없었다.

저혈압, 실신, 전해질이상, 급성신장애 또는 급성신부전은 엄격강압군에서 유의하게 많았지만 상해를 동반하는 낙상이나 서맥에서는 유의차가 없었다. 부작용의 차이와 패턴은 75세 이상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러한 결과에 근거해 웰튼 교수는 "당뇨병이 없는 고위험의 고혈압환자에서 SBP 120mmHg 미만을 목표로 한 엄격강압은 140mmHg 미만이 목표한 표준강압에 비해 부작용은 있지만 치사성/비치사성 주요 심혈관사고와 총 사망을 줄여준다"면서 "엄격강압은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다"고 결론내렸다.

한편 SPRINT의 서브 분석인 CKD 관련 데이터는 11월 말에, 치매 관련 데이터는 내년 6월 학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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