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알레르기질환이라도 알레르기비염과 아토피피부염의 유병률이 지역마다 다른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서울과 서울백병원 등 전국 7개 병원이 공동으로 한국 초중등생의 지역별 알레르기 질환 유병률을 분석한 결과, 비염은 영남과 충청지역, 아토피 피부염은 제주와 서울지역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연구대상자는 전국 초등 및 중학생 약 8천여명. 이들을 서울, 경인(경기, 인천), 강원, 충청(대전, 충남, 충북), 호남(광주, 전남, 전북), 영남(경남, 경북, 대구, 부산, 울산), 제주 등 7개 권역으로 나누어서 진단 유병률을 분석했다.

그 결과, 알레르기비염 유병률은 초등학생의 경우 영남지역이 42.1%로 최고치를 보였고 제주지역이 30.1%로 가장 낮았다. 중학생에서는 충청지역이 33.7%로 가장 높고, 호남지역이 24.5%로 가장 낮았다.

하지만 감작(외부 환경이나 집안 환경에서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물질)이 동반된 비염 유병률은 초등학생과 중학생 각각 제주(26%)와 충청(31.6%)에서 가장 높았다.

알레르기 유발물질(항원)은 집먼지진드기가 모든 지역에서 가장 많았다. 털가루진드기는 강원지역, 오리나무 꽃가루는 영남지역, 일본 삼나무 꽃가루는 제주지역, 고양이 항원은 초등학생은 서울, 중학생은 영남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긴털가루진드기는 저장된 곡물에서 많이 발견되며, 오리나무 꽃가루는 전국 깊은 산 습지나 물이 많은 곳에서 서식하고 있다. 일본 삼나무가 제주 지역에 많이 자라는 만큼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아토피피부염 유병률은 초등학생의 경우 제주(37.7%)가 가장 높았고, 호남(34.1%)이 가장 낮았다. 중학생의 경우 서울(26.5%)이 높고, 영남(22.1%)이 최저치를 보였다.

이번 연구를 담당한 서울백병원 김우경 교수는 "지역별로 꽃가루 분포와 노출되는 양이 다른게  유병률 차이의 원인"이라며 "알레르기 질환의 발병 및 진행에서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함께 관여하고 있으므로 지역마다 알레르기 질환의 유병률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역시 이번 연구에 참여한 삼성서울병원 아토피환경보건센터 안강모 교수는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이번 연구결과를 참고해 알레르기질환 관련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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