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진료받은 후 자세한 진료 내용은 알기 위해서는 진료비 세부 내역서를 봐야 한다. 하지만 병원마다 서식이 제각각인데다 거의 암호문 수준으로 내용을 파악하기 사싱상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YMCA 시민중계실이 9월 한달간 서울 소재 종합병원 56곳의 진료비 세부내역서 실태 조사 결과 충실한 내용을 발급하는 곳은 12.5%에 불과했다. 특히 빅5 병원의 2곳은 진료내역서가 매우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참조].

YMCA 시민중계실은 조사대상 병원 별 진료비 세부내역서 표시항목을 확인하고, 소비자 관점에서 선정한 5개항목(세부 10항목)을 중요도에 따라 각 항목별 점수를 부여해 평가했다.

그 결과, 급여·비급여 항목을 구분하지 않은 병원 8곳으로 나타났다. 급여항목 내 본인부담금 구분을 하지 않은 병원은 무려 39곳, 급여항목 가운데 전액본인부담금을 표시하지 않은 병원은 42곳에 달했다.

또한 진료항목 명칭인 수가명은 조사대상 병원 모두 표시했지만 19곳은 수가코드를 제대로 표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강북삼성, 서울대, 중앙대, 여의도성모, 대림성모, 을지, 의료법인성화의료재단 대한병원 등 7개 곳은 90점 이상으로 충실한 진료비 세부내역서를 발급하고 있었다.

현재 보건복지부령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에는 ‘환자 요구시 의료기관은 환자에게 세부내역서를 제공하도록 의무화’되어 있다.

하지만 정작 세부내역서에 어떤 항목이 필요한지는 물론 표준서식도 정해져 있지 않아 병원마다 제각각의 세부내역서를 제공하고 많은 내용을 누락하고 있다.

YMCA 시민중계실은 "진료비 세부내역서의 표준서식 마련과 표준서식 의무 사용을 담은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을 조속히 개정하라"고 보건복지부에 요구했다.

아울러 이번 조사대상인 종합병원보다 규모가 작은 일반 병의원, 요양병원, 치과, 한방병원, 보건기관 등의 진료비 세부내역서 내용은 더 부실할 가능성이 많은 만큼 이들에 대한 조사도 요구했다.

표. 서울YMCA 시민중계실 평가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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