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암학회 4개국 다기관공동연구 결과

임신 중에 암으로 진단받은 여성의 자녀는 생후 18개월 및 36개월때 인지발달과 신체건강에 별 문제가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벨기에 루벤가톨릭대학 프레테렉 아망트(Frederic Amant) 교수는 제18회 유럽암학회(ECCO)/40회 유럽임상종양학회(ESMO)에서 "암치료에 따른 불안은 임신중절의 이유가 되지 않으며 임신 중에도 화학요법은 가능하고 치료를 늦춰서도 안된다"고 발표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도 발표됐다.

International Network on Cancer, Infertility, and Pregnancy(INCIP)라는 이번 연구에는 벨기에, 네덜란드, 이탈리아, 체코의 전문병원이 참여했다.

대상자는 암으로 진단받은 임신부가 출산한 어린이 129명(암 노출군)과 일반 산모가 출산한 어린이 129명(대조군).

이들에 대해 생후 18개월과 36개월째 인지발달과 심장구조 및 기능을 평가했다.

암 노출군의 어머니가 암으로 진단된 나이는 중앙치 33세(19~42세)이며 진단 당시 임신주수는 중앙치 17.7주(1.0~37.5주)였다.

96명(74.4%)이 임신 중에 화학요법을 받았다. 방사선요법은 8.5%(11명), 수술은 13명(10.1%), 기타 약물요법은 2명(1.6%)이었다. 14명(10.9%)은 치료를 받지 않았다.

암노출군의 임신기간 중앙치는 36주(27~41주)였다. 조산(37주 이전 출생) 비율은 79명(61.2%)으로 참가국의 일반인 조산율 보다 높았다.

평균 출생체중은 2,705g(720~4,690g)이며, 출생체중이 하위 10% 미만인 비율은 암노출군이 22%로 대조군의 15.2% 보다 높았지만 유의차는 없었다.

의학적문제와 수술 및 약물요법이 필요한 빈도는 암노출군과 대조군에서 같았다.

인지발달 역시 양쪽군에 유의차가 없었다. 치료방법(화학요법, 방사선요법, 수술)이나 화학요법 종류 별 분석에서도 마찬가지로 유의차는 없었다.

화학요법 횟수와 방사선량이 인지발달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또한 조산은 인지발달 결과와 관련했지만 암치료와는 무관했다.

또 36개월째 심전도검사 및 심초음파 검사를 받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도 대조군 보다 암노출군에서 심장의 구조 및 기능 발생률이 높다는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분자표적치료제 등 모든 치료에는 해당되는 결과는 아니야

아망트 교수는 "이번 결과는 화학요법 시작 시기와 태반의 역할에 따라 설명할 수 있다"면서 "임신 10주 이전은 기관이 형성되는 시기라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임신 6개월 이후라면 선천적 이상을 초래하지 않는다고 보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암노출군의 조산 비율이 높다는 점에 대해 "암진단 임신부는 화학요법 보다는 조산을 피하는게 더 중요하다"는 견해도 제시했다.

한편 이번 연구의 문제점으로 아망트 교수는 최신 분자표적제 등을 비롯한 모든 암치료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 그리고 심독성과 인지신경과학적 문제에 대해 검토하는데는 추적기간이 너무 짧았다는 점을 들었다.

교수는 "임신 중에 암으로 진단됬다고 반드시 중절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또 어떤 경우에나 주의는 필요하지만 임신 중이라도 6개월째 부터 또는 그 이후에 실시하는 암치료는 태아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결론내렸다.

미국 메사추세츠종합병원 마이클 그린(Michael F. Greene) 교수는 관련논평에서 "임진단 받은 임신부나 그렇지 않은 임신부나 모두 건강한 아기를 출산했다는 점이 중요하다"면서도 "치료는 임신 6개월 이후에 시작하는게 산모와 아기에 최선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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