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 이상 심혈관질환(CVD) 위험이 높은 사람에게는 엄격강압요법이 표준강압요법 보다 심혈관사고 위험을 더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립보건원(NIH)은 지난 11일 고령자를 비롯한 고위험환자 약 9,300명을 대상으로 엄격강압과 표준강압을 비교 검토한 SPRINT(Systolic Blood Pressure Intervention Trial) 결과를 발표했다.

미국심폐혈액연구소(NHLBI)가 주도한 이 시험에 따르면 수축기혈압(SBP) 목표치를 120mmHg 미만으로 하는 엄격강압요법을 적용할 경우 140mmHg 이하인 표준요법에 비해 심혈관사고 위험을 약 30%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결과로 향후 고혈압 가이드라인 개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예비적 분석 결과 나와 조기 중단

SPRINT는 가이드라인 권고치 보다 낮은 혈압목표치를 달성, 유지시킬 경우 CVD와 신장병 위험을 낮출 수 있는지를 알아본 역대 최대규모의 무작위 비교시험이다.

2009년 가을에 시작해 2018년에 종료될 예정이었지만 이번 예비적 분석에서 엄격한 강압요법의 효과가 명확하게 나타나면서 조기 종료됐다.

대상자는 미국과 푸에르토리코의 약 100개 기관에 등록된 SBP 130mmHg 이상이면서 ①증후성 또는 무증후 CVD(뇌졸중 제외) ②만성신장병(CKD) ③프래밍검스코어상 10년 위험이 15% 이상 ④75세 이상- 가운데 1개 이상에 해당하는 50세 이상(나이 상한선 없음)인 고혈압환자 약 9,300명.

여성과 인종, 소수민족, 고령자를 포함한 다양한 고혈압환자가 포함됐다.다만 당뇨병과 뇌졸중 기왕력, 다발성낭포신을 가진 환자는 제외됐다.

주요 평가항목은 심근경색,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 뇌졸중, 심부전, CVD사망의 복합평가항목. 서브평가항목은 전체 사망, 신장기능 저하, 말기신부전(ESRD), 치매, 인지기능 저하 등이었다.

각 군에서 각각의 혈압목표치 달성을 위해 투여된 강압제는 엄격요법군에서 평균 3종류, 표준요법군에서는 평균 2종류였다.

전체 사망위험 약 25% 저하

그 결과, 엄격요법군은 표준요법군에 비해 주요평가항목인 복합심혈관사고 위험이 약 30% 낮아졌으며, 서브평가항목인 전체 사망위험 역시 약 25% 낮아졌다.

NHLBI의 개리 기본스(Gary H. Gibbons) 씨는 "이번 시험은 고혈압환자, 특히 50세 이상 환자의 최적 치료법을 선택하는데 정보를 제공해준다"면서 "결과적으로는 여러 사람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만큼 현행 고혈압치료, 그리고 향후 임상 가이드라인에도 반영하려면 이번 결과를 신속하게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주요 평가항목 결과에 관한 논문은 올해에 발표될 예정이다. 신장기능과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2016년까지 나온 데이터를 모아 발표된다.

AHA 성명, ACC/AHA 개정 가이드라인에서도 시험결과 고려

이번 결과에 대해 미국심장협회(AHA)는 11일 성명을 발표하고 작년 발표된 JNC8(성명서에는 명기안함)에서 60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강압목표치를 150mmHg 미만으로 정한 사실을 지적했다.

AHA 마크 크레이거(Mark A. Creager) 회장은 "최근 수십년 간 미국의 심질환과 뇌졸중 발병률은 낮아지는 경향이 있지만 강압목표치가 완화되면 이들 발병률도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를 AHA는 경고해 왔다. 이번 발표된 SPRINT 예비결과는 보다 낮은 강압목표를 지지하는 AHA의 견해가 정당하다는 사실을 입증해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AHA 성명에 따르면 미국심장학회(ACC)와 AHA의 고혈압 가이드라인 태스크포스는 현재 NHLBI 지원으로 가이드라인 개정작업에 들어갔으며, 이번 개정에서는 SPRINT 결과도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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