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환자의 보호자 약 20%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킨슨병 환우회인 대한파킨슨병협회가 10일 발표한 '파킨슨병 환자 보호자 투병관리조사'에 따르면 보호자의 5명중 1명(19.8%)은 직업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이상 병을 앓는 환자의 보호자에서는 직업 포기율이 더 높아 간병 기간이 길수록 보호자의 직업과 사회생활에도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병으로 인해 미래에 대한 선택의 폭이 좁아졌다는 응답도 61%에 달했다.

직업 포기와 사회생활의 제약으로 경제적 부담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병 전과 달라진 삶의 변화에 대해 보호자 10명 중 7명(67.8%)은 간병 후 '환자 치료에 대한 경제적 부담감이 생겼다'고 답했다.

보호자의 경제적 부담은 경증 환자의 경우 64.3%이며, 증증환자의 경우 75.4%로 질환의 중증도에 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증환자 보호자의 77%는 경제적 문제이며, 62.3%는 빚지는 게 걱정이라고 응답했다.

이렇다 보니 보호자의 정신적 부담도 컸다. 중증 파킨슨병 환자 보호자의 경우 10명 중 6명(59%)은 '스트레스'를, 54.1%는 '우울함'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4명(42.6%)은 '정신적 피로감’을 호소했다.

협회에 따르면 파킨슨병 간병으로 인한 보호자 질환 중 우울증을 앓는 비율이 18.2%로 성인병(24.8%)과 육체적 통증(24%) 다음으로 가장 높았다.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매우 힘든 상황이지만 파킨슨병 보호자들을 위한 사회적 관심과 지원 수준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간병에 필요한 실질적인 지원을 다 받았다’는 응답은 10.7%에 불과했으며 ‘간병에 필요한 도움과 정보를 전혀 얻을 수 없다’는 응답이 38.8%에 달했다.

전문가들이 '간병인으로서의 요구사항을 잘 검토해 주는가'라는 질문에는 절반이상(52.1%) '전혀 아니다'라고 답했다.

연세대 의대 신경과 손영호 교수(대한 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학회장)는 "이번 조사를 통해 국내 파킨슨병 환자들과 그 보호자들의 재정적, 정신적 부담이 얼마나 심각한지 확인할 수 있었다"며 "국가 및 전문가들의 많은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판단되므로 관련 제도적 지원이 확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대한파킨슨병협회 주최로 우리나라 전국의 파킨슨병 환자 보호자 121명을 대상으로 4월부터 6월까지 3개월동안 대면 설문 조사를 통해 실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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