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게 먹으면 고혈압 위험이 높다고 알려져 있는 가운데 싱겁게 먹다가 점차 짜게 먹어도 그럴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일본 엔슈병원과 나고아시립대학 연구팀은 정상혈압자 약 4천명을 대상으로 약 3년간 추적한 결과를 Journal of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에 발표했다.

나트륨을 많이 먹으면 고혈압 위험이 높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에서 밝혀졌다. 또한 고혈압환자나 비고혈압환자를 대상으로 한 염분 억제 임상실험에서도 나트륨 섭취량과 혈압상승은 비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혈압 위험인자 가운데 짜게 먹는 습관은 고칠 수 있는 인자인 만큼 국내외 고혈압 가이드라인에서는 싱겁게 먹도록 권고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가 권고하는 하루 나트륨 섭취량은 2g이지만 우리나라의 평균 섭취량은 그 2배가 넘는 4.6g이다.

추적기간 중 약 23%가 고혈압 발생

이번 연구의 분석 대상은 고혈압이 없는 20세 이상 일반인 약 4천명(평균 54세)으로 2013년 6월까지 추적했다.

추적기간 중에 연 1회 혈압을 측정하고, 야간뇨 샘플로 나트륨의 24시간 요중배설량을 측정해 나트륨 섭취량을 추정했다.

고혈압은 수축기혈압 140mmHg 이상, 확장기혈압 90mmmHg 이상 또는 강압제를 사용한 경우로 정했다.

시험초기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남성 4.7±1.2g, 여성 3.3±0.8g이었다. 추적기간은 1,143일(중앙치)이었다.

추적기간 중에 1,027명이 고혈압에 걸렸으며 발병률은 여성 보다 남성에서 높았다(16.5% 대 26.2%).

시험초기 나트륨 섭취량에 따라 고섭취군과 저섭취군으로 나누어 분석했다. 그 결과, 고혈압 위험은 저섭취군에 비해 고섭취군에서 높았다(위험비 1.25, 95%CI 1.04~1.50).

나이, 성별, 체질량지수, 수축기혈압, 심박수, 헐청크레아티닌, 요산, 공복시혈당, LDL 콜레스테롤, 흡연, 가족력으로 조정한 것이다.

다변량 콕스비례 위험회귀분석 결과 역시 시험초기 나트륨 섭취량과 추적기간에서 나타난 매년 나트륨 섭취량 변화는 고혈압 위험과 관련했다.

또한 매년 나트륨 섭취량의 변화와 시험초기 나트륨 섭취량은 다른 위험인자로 조정하더라도 모두 수축기혈압을 유의하게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혈압에 걸려도 나트륨 섭취 안줄이는게 문제

이번 연구에서는 시험초기 나트륨 섭취량이 많을 뿐만 아니라 시험초기 나트륨 섭취량과 별개로 매년 나트륨 섭취량이 늘어나도 고혈압 발병 위험과 혈압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시험초기 나트륨 섭취량은 비교적 적더라도 그 후 점차 짜게 먹을수록 고혈압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고혈압에 걸리면 나트륨 섭취량이 줄어들었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실제 알아본 결과, 발병 후에 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싱겁게 먹으라는 병원의 지도가 부족하거나 고혈압에 걸렸어도 염분을 줄이지 못하거나 줄이려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약간만 짜게 먹어도 고혈압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이번 연구가 나트륨 섭취량을 줄이는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면서 "환자나 일반인에 대한 효과적인 교육법의 개발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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