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제초제로 많이 사용되는  2,4-D(다이클로로페녹시아세트산)을 발암성 의심물질로 분류했다.

WHO는 13개국 26명의 전문가의 발암성 평가 결과, 2,4-D가 산화스트레스를 증가시키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공식홈페이지에서 밝혔다.

이번 발표에는 과거 농약과 살충제에 사용됐던 린단(γ-HCH)과 디클로로디페닐트리클로로에탄(DDT)에 대해서도 각각 '발암성 있다'(그룹1)와 '발암성 가능성'(그룹2A)으로 분류했다.

밀접 관련성 제시 연구 없지만 면역억제 중등도 증거 존재

2,4-D는 여러 나라에서 제초제로 많이 사용되고 있어 농업과 임업 종사자 뿐만 아니라 2,4-D가 살포된 농작물을 섭취하는 일반소비자도 노출 대상자다.

IARC가 2,4-D 관련 최신 연구를 검토한 결과, 산화스트레스를 증가시킨다는 강력한 증거가, 그리고 면역기능을 억제시킨다는 중등도의 증거가 드러났다.

다만 면역학연구에서는 2,4-D가 비호지킨림프종 등 암 위험을 높인다는 증거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처럼 사람과 동물에서의 증거가 부족하지만 2,4-D의 발암 가능성은 부정할 수 없다는 판단 하에 IARC는 2,4-D를 "사람에 대한 발암성이 의심된다"(그룹2B)로 분류시켰다.

린단에 노출된 농업종사자에서 비호지킨림프종 위험 60% 상승

한편 과거 농약과 살충제 등에 사용됐지만 지금은 거의 모든 나라에서 사용금지된 린단과 DDT에 대한 평가 결과도 제시됐다.

린단의 경우 여러 대규모 역학연구 결과, 노출된 농업종사자에서 비호지킨림프종 위험이 60% 높게 나타났다. DDT 역시 비호지킨림프종이나 정소암, 간암 등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결과에 따라 린단은 '사람에 대해 발암성이 있다'(그룹1)로, DDT는 '사람에 대해 발암 가능성이 있다'(그룹2A)으로 분류됐다.

린단과 DDT는 자연계에서 분해되기가 어렵기 때문에 장기간 토양과 수중에 잔류한다. 따라서 사용이 금지된 지금도 먹이사슬을 통해 사람에게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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