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의 정상적 기능을 하는데 필수 성분인 아연. 부족시 당뇨병, 고혈압, 백내장 등에 걸릴 수 있어 최근에는 보충제를 통해 섭취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아연이 과잉섭취되고 있으며 이로인해 구리결핍증 발생 위험도 높아져 신경증상이나 빈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영국 글래스고왕립병원 앤드류 던컨(Andrew Duncan) 교수는 아연보충제를 처방받은 환자의 진료기록을 분석한 결과를 Journal of Clinical Pathology에 발표했다.

아연결핍증 진단기준 없고, 혈중농도 2차 저하도

건강 유지에 필요한 아연의 하루 섭취량으로 영국의 경우 남성은 5.5~5.9mg, 여성은 4~7mg을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판매되는 아연보충제는 1정 당 40mg 또는 50mg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던컨 교수는 "아연을 과잉섭취하면 구리나 철의 흡수가 억제돼 빈혈과 호중구감소증이 일어난다. 나아가 신경증상 등도 초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아연 결핍증은 혈장 속 아연 수치에 근거해 진단되는데 아연 처방 기준을 권고하는 가이드라인은 없다고 한다.

전신성염증반응이나 알부민농도가 낮아져 혈장속 아연 수치가 낮아지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혈장속 아연 수치만으로는 아연결핍증의 정확한 진단은 어려울 수 있다.

교수는 아연보충제를 처방받은 환자 70명의 진료기록을 분석해 혈액검사 데이터가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혈중 아연, 구리, 알부민, C반응성단백(CRP)치를 확인했다.

혈중 알부민 25g/L 미만, CRP 20mg/L 초과를 혈중 아연치 2차 저하 기준치로 정했다.

70명 중 9명에 빈혈, 호중구 감소증, 신경증상

분석 결과, 45명(60%)에 1일 90~180mg의 아연이 처방됐으며 가장 많은 처방 이유는 '아연부족'(21명)이었다.

이어 욕창과 하지궤양 등의 피부증상(19명), 영양부족(4명) 순이었다. 또 29명에서는 처방 사유가 없었다.

또한 아연을 처방받기 전에 혈중 아연치를 측정받은 환자는 43명(61%)이며, 이 가운데 37명에서 수치가 낮게 나타났다.

하지만 아연 수치가 낮은 환자 28명(76%)은 알부민수치가 낮거나 전신염증반응 때문으로 판단됐다.

한편 혈중 구리농도를 측정받은 환자는 2명 뿐이었다. 또 70명 중 9명에서는 구리 결핍과 관련하는 빈혈, 호중구감소증, 신경증상 등의 증상을 보였다.

던컨 교수는 "이러한 증상이 발생한 시기와 아연보충제 사용기간에 관한 데이터가 없기 때문에 이들 증상이 아연 과잉섭취로 구리가 결핍돼 발생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리결핍으로 인한 빈혈과 호중구감소를 고려하지 않으면 불가역적인 신경증상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연결핍증을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서는 혈중 아연치 뿐만 아니라 CRP치 등도 확인하고 구리결핍증 예방을 위해 아연보충제 처방량을 하루 45mg 이하로 제한하고, 보충제를 장기 사용하는 경우에는 혈중 구리농도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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