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이 당뇨병 발병 위험을 높인다고 알려져 있는 가운데 2형 당뇨병을 가진 흡연자가 금연하면 계속 흡연한 경우에 비해 혈당 조절이 나빠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코벤트리대학 데보라 라이셋(Deborah Lycett) 교수는 "금연으로 인한 당뇨 흡연자의 혈당 조절의 악화는 체중변화와 무관했으며, 금연한지 3년 후에는 흡연자와 같아졌다"고 Lancet Diabetes & Endocrinology에 발표했다.

흡연하면 당뇨 발생 위험 44% 상승

흡연은 각종 질병의 위험인자다. 2형 당뇨병도 예외는 아니다. 25개 전향적 코호트연구 검토결과, 흡연자의 당뇨 발생 위험은 44% 높다(JAMA).

라이셋 교수에 따르면, 금연자가 흡연자에 비해 금연 후 수년간 당뇨병 발병 위험이 14~54% 높아진다는 보고한 연구는 8건이나 된다. 하지만 이러한 위험 상승은 10~20년이 지나면 흡연 무경험자와 같아진다.

당뇨병 환자가 흡연하면 혈당 조절이 어렵다는 보고도 있다. 일본인 2형 당뇨환자 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계속 흡연한 당뇨환자에 비해 금연한 환자에서 당화혈색소(HbA1c)가 평균 0.87% 높아졌다.

흡연으로 인한 혈당 조절 악화는 체중증가와는 무관했으며, 이러한 조절 악화는 금연 후 12개월간 지속됐다(Diabetes, Obesity & Metabolism).

이러한 2형 당뇨병과 금연의 관련성을 대규모 연구로 검증하기 위해 라이셋 교수는 영국의 일반의사 전자의료기록 데이터베이스 The Health Improvement Network (THIN)의 5년간 데이터를 이용해 코호트연구를 실시했다.

2형 당뇨병 금연자는 흡연자에 비해 금연 후 1년간 HbA1c 0.21% 상승

대상은 2형 당뇨병을 가진 18세 이상의 흡연자 1만 692명. 이 가운데 29%(3,131명)가 1년 이상 금연에 성공했다.

나이, 성별, 당뇨병 이환 기간, 중증도, 체중, 스타틴 처방 등의 인자로 조정한 결과, 흡연자 보다 1년 이상 금연한 환자에서 금연 후 1 년간 HbA1c가 0.21% 높았다.

이후 금연자의 HbA1c는 점차 낮아져, 금연한지 3년 후에는 흡연자 수준까지 떨어졌다.

금연자에서는 체중이 평균 4.65kg 증가했지만 금연과 HbA1c 상승 관련성은 체중과는 무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라이셋 교수는 의외라는 반응이다. 그는 이번 연구에서 음식이나 신체활동의 변화가 고려되지 않았다는 점을 언급하고 "금연하면 달콤한 음식을 좋아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금연 후 식사에 대한 혈당 부하가 높아지는 만큼 혈당 조절이 안됐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혈당조절이 나빠져도 금연해야"

라이셋 교수는 "2형 당뇨 환자가 금연하는 경우에는 특히 혈당 조절 상태를주의 깊게 관찰하고 적절하게 약을 조절해야 한다"고 결론내렸다.

또한 당연히 금연해야 한다. 일시적으로 혈당 조절이 약간 나빠지는 것 보다 금연으로 인한 피해가 더 크기 때문이다.

당뇨환자의 경우 흡연자에 비해 금연자나 비흡연자에서 심혈관질환 위험이 50% 낮다는 보고도 있다.

라이셋 교수는 "당뇨병 환자는 금연해도 당장 효과가 나타나는게 아니며 일시적으로 혈당 조절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면서 "금연 후에는 특히 혈당 조절과 식사, 위험인자 등을 포함해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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