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신자에 비해 기혼자는 건강하고 오래 산다는 증거가 있지만 아내가 많은 남성일 수록 관상동맥질환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난 달 29일 아부다비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심장병학회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왕립파이살병원 아민 다울라(Amin Daoulah) 박사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레이트(UAE) 5개 병원을 대상으로 다기관 관찰연구 결과 "아내가 많은 남성은 관상동맥질환 위험이 최대 4배다. 원인은 스트레스"라고 발표했다.

다울라 박사의 이번 연구는 일부다처가 심혈관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최초로 검토한 것이다.

일부다처제는 아프리카와 중동, 중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일부 지역에 아직도 남아있다. 이슬람교에서는 최대 4명의 아내를 두도록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여러 명의 아내를 두기 위해서는 평등하게 부양해야 하는 만큼 경제적 부담도 크다. 따라서 실제로 이러한 남성은 일부에 불과하다.

아내의 수와 관상동맥위험의 관련성을 알아보기 위해 이번 연구에서는 관상동맥의 기준을 주요 심외막관동맥 협착률이 70% 이상이거나 좌주간부 협착률이 50% 이상인 경우로 했다.
 
대상자는 사우디아라비아 및 UAE 5개 병원에서 관상동맥조영 검사를 받은 기혼남성 687명. 평균 59세이고 56%는 당뇨병, 57%는 고혈압을 갖고 있었다.  45%에는 관상동맥질환 기왕력이 있었다.

아내의 수는 68%가 1명, 19%가 2명, 10%가 3명, 3%가 4명이었다.  아내가 많은 남성은 아내가 1명인 남성에 비해 고령, 농촌출신, 고소득자 비율이 높아 아내의 수에 따라 배경차이를 보였다.

아내 많을수록 스트레스 증가

시험 초기 배경인자로 조정해 분석한 결과, 아내가 2명 이상인 남성은 1명인 남성에 비해 관상동맥질환 위험이 4.6배, 좌주간부병변 위험이 3.5배, 다지병변 위험이 2.6배 높았다. 또 아내의 수가 많을수록 이들 위험은 높아졌다.

그 이유에 대해 다올라 박사는 "아내들이 거주할 집을 마련하고 생활비를 줘야 하는 경제적 부담과 정신적인 부담, 모든 아내들에게 공평하게 대해 줘야 한다는 스트레스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연구대상 남성들은 도심보다 농촌 출신이 많았는데, 이들 남성은 아내들을 부양하기 위해 일을 더 많이 하거나 급여가 높은 도시에서 일하는 등 부담을 안고 있었다.

한편 이번 연구에서는 신체활동이나 배우자와의 친밀도, 식습관, 근친혼에 의한 유전적 영향 등의 인자는 고려되지 않았다.

이들이 결과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박사는 "일부다처와 관상동맥질환 위험의 관련성에 대해서는 향후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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