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성고콜레스테롤혈증환자에서는 2형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낮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네덜란드 아카데믹메디칼센터 존 카스텔레인(John J. P. Kastelein) 박사는 가족성고콜레스테롤혈증환자와 친족 6만명 이상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친족에 비해 2형 당뇨병 이환율이 유의하게 낮았다고 JAMA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로 갖고 있는 유전자 변이의 종류에 따라 당뇨병 위험이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배경 조정 후 위험 약 50% 감소

고지혈증 치료제 스타틴이 당뇨병 위험을 높인다고 지적되고 있지만 그 메커니즘은 확실하지 않다.

일설에 따르면 스타틴은 LDL 수용체의 발현을 항진시켜, 췌장 등의 여러 장기에 콜레스테롤 흡수를 촉진시켜 췌장 기능에 장애를 일으킨다.

반면 유전자 이상으로 LDL-콜레스테롤(LDL-C)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은 세포에 LDL을 적게 보내는게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는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이 LDL를 췌장에 적게 보내 췌장세포 보호해 당뇨병 발병률을 낮춘다는 가설을 세우고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와 이 증상이 없는 친족을 대상으로 2형 당뇨병 위험을 비교했다.

대상은 1994~2014년 네덜란드 국민검진프로그램에 등록해 가족성 고콜레스테롤 혈증의 DNA검사를 받은 6만 3,320명.

비교 결과, 2형 당뇨병 이환율은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에서 1.75%(2만 5,137례 중 440례)인데 반해 이 질환이 없는 친족은 2.93%(3만 8,183례 중 1,119례)였다[오즈비(OR) 0.62].

나이, BMI, HDL-C, 중성지방, 스타틴사용, 심혈관질환, 가족관계로 조정한 결과, 2형 당뇨병 발병률은 각각 1.44%, 3.26%였다(OR 0.49).

APO B 이상과 LDL 수용체 이상 때문에 보호 효과에 차이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의 원인이 되는 주요 유전자 이상은 아포리포단백(APO) B 유전자의 이상과 LDL 수용체 유전자의 이상이다.

하지만 이번 분석에서는 이들 2개 유전자 이상의 보유 여부에 따라 2형 당뇨병에 대한 보호 효과 달랐으며, 조정 후 당뇨병 이환율은 각각 1.91%(OR 0.65), 1.33%(OR 0.45)였다.

또한 수용체 결손변이와 수용체 음성변이의 발현율은 각각 1.44%(OR 0.49)와 1.12%(OR 0.38)였다.

카스텔라인 박사는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와 이 질환이 없는 친족 간의 2형 당뇨병 이환율은 절대 차가 크지 않아 개인별 2형 당뇨병 발병 위험에 큰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상대적 위험차가 50%로 커서 지금까지 나온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세포내 콜레스테롤 대사가 췌장 베타세포 기능에 영향을 줬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사는 또 "2형 당뇨병 발생에는 다양한 경로가 관여하는 만큼 이번에 제안된 메커니즘은 당뇨병 발병 기전의 일부"라고 말했다.

영국 글래스고대학 데이빗 프라이스(David Preiss) 교수와 나비드 사타(Naveed Sattar) 교수는 관련논평에서 "지질과 고지혈증, 비만 간에는 복잡한 상호작용이 있어 스타틴 등의 고지혈증치료제가 이러한 작용을 통해 당뇨병 위험에 관여하고 있다는 보고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이번 연구는 여기에 새로운 지견을 추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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