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성 설사(Clostridium difficile 감염증, CDI)에 걸린 정상체중의 젊은 여성이 장내세균총 이식 후 비만해진 증례가 미국에서 보고됐다. 이 여성이 제공받은 장내세균총은 과체중이 없고 건강상 문제가 없는 10대 여학생.

브라운대학 네하 알랭(Neha Alang) 박사는 "CDI 치료 효과도 고려해야 하지만 해당 여성이 비만했던 적이 없었던 만큼 장내세균총이 수혜자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을 자세히 검토해야 한다"고 Open Forum Infectious Diseases에 발표했다.

장내세균총 이식 후 1년 4개월째 16kg 증가, 식사·운동요법도 소용없어

여성은 성기감염증으로 항균제 치료를 받은 후 2~3주간 연속 설사와 복통으로 내원했다.

CDI로 진단된 가족과 접촉한 것으로 드러나 의사로부터 치료제를 처방받았지만 재발을 반복해 대장내시경으로 장내세균총을 이식받았다.

이식 당시 2011년에 이 여성의 체중은 61kg, BMI는 26으로 정상이었다. 비만, 과체중 경험도 없었다. 장내세균총은 이 여성의 10대 딸이며 과체중을 제외하고는 건강상에 문제가 없었다.

이식 후 1년 4개월 후, 수혜자 여성은 77kg, BMI는 33으로 비만 판정을 받았다. 이후 병원에서 식사요법과 운동요법을 했지만 비만은 개선되지 않았다.

이식 후 3년째에 이 여성은 체중이 80kg, BMI는 34.5로 더 증가했으며 현재도 비만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변비와 원인을 알 수 없는 소화불량도 발생한 것으로 보고됐다.

기증자 선정시에 비만 여부도 고려해야

알랭 박사는 장내세균총 이식 후 체중과 BMI가 증가하는 요인으로 장내세균총 외에 CDI 치유와 동시에 실시된 헬리코박터 파이로리(Helicobacter pylori) 제균치료 등을 꼽았다. 하지만 해당 여성에게는 과거 과체중이나 장내세균총 기왕력이 없다는 점을 더 중요하게 보고 있다.

공동저자인 콜린 켈리(Colleen R. Kelly) 박사는 이번 증례에 대해 "장내세균총의 '좋은 균'의 일부가 여성의 대사시스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같다"고 고찰하고 있다.

비만한 쥐 뿐만 아니라 정상체중 쥐까지 장내세균총을 이용한 과거 검토에서 체중과의 관련성이 나타난 만큼 사람에서도 장내세균총 기증자를 선택할 때 건강상태는 물론 과체중과 비만의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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