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약 투여환자 가운데 약 30%는 일정 수준의 치료 효과를 얻는다고 알려져 있는 가운데 이러한 효과도 가격에 비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신시내티대학 알베토 에스페이(Alberto J. Espay) 교수는 파킨슨병환자에 1,500달러의 위약과 100달러의 위약을 투여한 결과, 비싼 위약을 투여받은 환자에서 효과가 28% 높게 나타났다고 Neurology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 대상은 중등도 파킨슨병환자 12명(남성 75%, 나이 62.4±7.9세, 이병기간 11±6년).

대상자는 이번 시험에서 총 2회 진찰받았다. 첫번째는 일반 치료제(레보도파)를 투여하고 12시간이 지나 투여 전후의 운동기능과 뇌활동을 비교 평가했다.

2번째 진찰은 첫번째 진찰 후 1주 이내에 실시했다(레보도파 비투여상태). 진찰 전에 환자를 저렴한 도파민작동제라고 말해준 뒤 투여한 군(저가군)과 고가의 새 도파민작동제라고 말한 뒤 투여한 군(고가군)으로 무작위 배정했다.

4시간 지난 후 고가군과 저가군에 이번에는 정반대로 저렴한 약물과 비싼 약물이라고 말한 뒤 투여하고 파킨슨병 운동척도(UPDRSⅢ, 점수가 낮을수록 양호) 등으로 운동기능과 뇌활동기능을 평가했다.

그 결과, 첫번째 진찰에서는 시험초기에 비해 레보도파 투여 후에 상태가 좋아졌다.

두번째 진찰에서는 시험 전에 비해 저가군과 고가군에서 운동기능이 개선됐으며 저가군에 비해 고가군에서 전체적 개선도가 9% 높게 나타났다.

UPDRSⅢ 점수상에서는 먼저 고가군으로 배정된 환자에서는 시험 전에 비해 28% 낮아졌다. 반면 먼저 저가군으로 배정된 환자에서는 13% 낮아지는데 그쳤다.

또한 고가군의 점수 저하도는 레보도파군에 미치지 못했지만 저가군에 비하면 크게 나타났다.

뇌활동 평가에서는 먼저 고가군으로 배정된 환자에 비해 먼저 저가군으로 배정된 환자에서 위약 뇌활동이 항진됐다.

하지만 뇌 활성화는 저가 위약 투여 이후 고가 위약을 투여한 군에서만 나타나 투여 순서에 따라 약효 차이가 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에 근거해 "고가 약제로 치료받고 있다"고 믿으면 위약 효과를 늘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결론내렸다.

그러면서 "만일 위약 효과를 미리 알 수 있다면 치료제 용량을 줄이면서 동시에 최대 치료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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