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간질)환자가 엎드려 자면 돌연사할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시카고대학 제임스 타오(James X. Tao) 교수는 관련 문헌을 계통적 검토하고 메타분석한 결과를 Neurology에 발표했다.

뇌전증은 반복해서 발작을 일으키는 만성뇌질환으로 전세계 환자가 5천만명에 이른다.

타오 교수는 "돌연사는 조절할 수 없는 뇌전증의 주요 사망원인 중 하나로 목격자가 없는 수면 중에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특히 뇌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강직 강대성발작(대발작)의 경우 부분 발작 보다 돌연사할 위험이 높다.

이번 연구에서는 돌연사와 뇌전증이라는 키워드를 이용해 문헌을 검색해 ①뇌전증환자의 돌연사에 대해 1례 이상 보고한 영어문헌 ②엎드린 자세 외 다른 자세에서 발견된 환자 수가 기록돼 있거나 ③엎드린 자세에서 발견된 환자 수가 기록돼 있는 경우-등 3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25건 253례를 특정해 수면시 자세와 돌연사 위험의 관련성을 검토했다.

발견 당시 자세는 73.3%가 엎드린 자세였으며, 나머지 26.7%가 기타 자세였다. 분석 결과, 엎드린 자세는 다른 자세에 비해 수면 중 돌연사와 유의하게 관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층에서 엎드려자는 경우 많아

253례 중 11례에서는 사체 발견 당시 자세 뿐만 아니라 수면자세를 찍은 영상과 뇌파계(EEG) 기록도 입수됐지만, 11명 모두 엎드린 자세로 사망해 대부분이 치사적 발작 발생 전에 엎드린 자세를 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통계학적 데이터와 사망 상황기록이 있는 88례의 연령별 분석에서는 40세가 넘은 군에서 엎드린 자세는 60%인 반면 40세 이하 군에서는 85.7%에 달했다(오즈비 3.9).

타오 교수는 "젊은 층에서 엎드리는 자세가 많은 이유는 확실하지 않지만 독신인 경우가 많고 수면 중 발작시 옆에 아무도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타오 교수는 엎드려 자는 자세는 유아돌연사증후군(SIDS)과도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

"SIDS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성인이라도 발작 후에 깨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전반성 발작에서는 위험이 높다. 이번 지견은 뇌전증환자의 돌연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누워서 자는 자세가 중요하다."

한편 미국 브리검여성병원의 바바라 드워렛츠키(Barbara Dworetzky) 교수는 관련논평에서 "엎드린 자세에서 발작이 일어났지만 돌연사하지 않은 환자의 비율이 확실하지 않은데다 엎드린 자세로 돌연사 위험이 높아진다는 기전이 보고되지 않았다. 돌연사한 사람 가운데 엎드려 자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았을 수도 있다"며 이번 연구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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