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질환자는 출퇴근시간 자동차로 정체돼 있는 도로에서는 걷거나 자전거를 타지 말아야 한다." "운동은 도로에서 떨어진 공원 등에서 해야 한다."

유럽심장학회가 9일 대기오염과 심혈관질환 위험의 관련성에 관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전부터 대기오염 물질이 혈압을 높이거나 인슐린감수성을 저하시키는 만큼 비만자와 당뇨병환자에서는 대기오염에 의한 심혈관위험이 건강한 사람에 비해 더 높을 수 있는 것으로 지적돼 왔다.

유럽심장학회는 "이러한 관련성을 입증할만한 증거는 충분한 만큼 심혈관질환 예방과 관리에서 대기오염을 중요하고 수정 가능한 위험인자로 다뤄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전세계 질병부담 기여도 9위, 운동부족·염분과다섭취보다 더 중요

전세계 질병부담(Global Burden of Diseases) 연구에 따르면 2010년 대기오염에 의한 사망자수는 약 300만명.

전세계의 질병부담 기여도 순위에서도 대기오염은 9위다. 운동부족(10위)이나 염분과다섭취(11위), 고콜레스테롤(15위) 등 많이 알려진 위험인자보다 높다.

대기오염은 특히 천식과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폐암 등의 호흡기질환 발병과 증상 악화에 영향을 준다고 잘 알려져 있다. 반면 심혈관질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인지도가 낮은 편이다.

대기오염과 심혈관질환의 관련한 보고가 다수 발표되기 시작한 시기는 1990년대. 이들 보고에 따르면 관상동맥질환이나 심부전, 뇌혈관질환 등의 심혈관질환의 다양한 병태에 관련하고 있다.

오염물질은 심혈관질환자의 상태를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으며, 가스오염물질 보다 미세먼지가 더 나쁘다는 증거도 나왔다.

대기오염에 의한 심혈관질환 위험 상승에는 산화스트레스 항진, 전신성염증, 혈관내피기능 저하, 죽상동맥혈전증 등 다양한 기전이 포함돼 있다.

대기 속 오염물질에서도 특히 미세먼지, 이산화질소(NO2), 벤젠 등의 휘발성 유기화합물(VOC), 일산화탄소(CO) 등이 지적되고 있다.

이들 오염물질의 대기속 농도는 날씨와 바람, 기온 등에 의한 영향을 받을 뿐만 아니라 시간대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교통과 관련한 미세먼지 등의 오염물질 농도는 아침과 저녁의 출퇴근 시간대에 최고조에 달하기 때문에 이 시간대에는 오염물질에 노출될 위험이 높아진다.

외부 오염물질은 실내에도 유입되기 때문에 실내 공기오염은 고형연료가 많이 사용되는 저소득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유럽에서도 고형연료 사용 증가로 인한 공기의 질 저하를 우려하고 있다.

유럽 도심의 90%가 WHO 권고치 초과, 사회·개인차원의 대책 제시

이번 성명에 따르면 유럽 도심의 약 3분의 1이 유럽연합 기준치를 웃도는 오염물질에 노출돼 있다. 이보다 엄격한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준치를 적용하면 약 90%가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오염물질에 노출돼 있다.

이번 성명서는 사회 및 개인을 위한 노출위험 감소 대책을 제시했으며, 심혈관질환자 및 위험이 높은 사람에게 특히 강력 권고하고 있다[].

유럽심장학회는 "대기오염 노출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순환기전문의 등 의사들은 환자에 대한 조언 뿐만 아니라 교육과 정책결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성명서는 유럽심장학회 혈전증연구팀, 유럽심혈관질환 예방재활협회(EACPR), 유럽심장학회 심부전협회 각 전문가의 의견을 종합해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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