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정맥혈전색전증 예방약물인 XI인자 억제제 FXI-ASO(Isis Pharmaceuticals)가 저분자량 헤파린 에녹사파린보다 효과와 안전성에서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혈액응고계에서 제Ⅺ인자 억제가 출혈없이 혈전 형성을 막는다는 연구결과는 많았지만 인간을 대상으로 XI인자의 영향을 검토한 시험은 없었다.

네덜란드 Academic Medical Center 해리 뷜러(Harry R. Buller) 교수는 인공슬관절치환술(TKA) 환자를 대상으로 제Ⅺ인자 억제제인 FXI-ASO (Isis Pharmaceuticals)를 에녹사파린과 비교한 결과 "FXI-ASO가 출혈 위험을 높이지 않고 정맥혈전색전증(VTE)을 예방했다"고 제56회 미국혈액학회(ASH2014)에서 보고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도 게재됐다.

에녹사파린 이용해 조직인자 억제하면 출혈위험 증가

응고 메커니즘은 외인계와 내인계로 나뉘는다. 수술 후 VTE는 외인계가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내인계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에녹사파린은 외인계인 Xa인자를 억제하는 만큼 혈전 예방효과가 좋다. 하지만 출혈 위험이 높다.

반면 FXI-ASO는 내부의 XI인자를 특이적으로 억제하는 2세대 안티센스 올리고 뉴클레오타이드(antisense oligonucleotide).

이번 2상 임상에서는 불가리아, 캐나다, 라트비아,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5개국 19개 시설에서 인공슬관절 수술 환자 300명을 등록했다.

이들을 FXI-ASO 200mg군(147명), FXI-ASO 300mg군(78명), 에녹사파린 40mg군(75명)으로 무작위 배정했다.

FXI-ASO는 수술 36일 전에 피하투여를 시작해 3, 5, 8, 15, 22, 29, 36, 39일째에 투여했다.

효과를 확인하는 주요 평가항목은 VTE 발병이며, 정맥조영술(수술 8~12일 후 시행) 또는 증상에 근거해 평가했다. 안전성의 주요 평가항목은 주요 출혈과 임상적으로 유의한 출혈로 정했다.

VTE 발병은 에녹사파린군 30%, FXI-ASO 300mg군에서 4%

수술 당일~수술 후 3일째의 평균 제Ⅺ인자 발현은 FXI-ASO 200mg군에서 0.38±0.01U/mL, FXI-ASO 300mg군에서 0.20±0.01U/mL, 에녹사파린군에서 0.93±0.02U/mL였다.

주요 평가항목인 VTE 발생률은 각각 27%, 4%, 30%였다. 효과는 에녹사파린에 비해 FXI-ASO 200mg 투여에서 비열성, 300mg 투여시 우월성이 확인됐다.

출혈은 FXI-ASO 2개군 모두 3%, 에녹사파린군에서는 8%였지만 유의차는 없었다.

제Ⅺ인자의 발현을 특이적으로 억제해 수술 후 VTE를 예방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이번 연구 결과는 수술 후 혈전 형성은 조직인자가 주도한다는 지금까지의 개념에 수정을 요구하는 것이다.

뷜러 교수는 "FXI-ASO는 기존 약물에 비해 출혈 위험을 높이지 않고 수술 후 혈전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번에 얻은 지견은 제Ⅺ인자를 타깃으로 한다면 혈전과 지혈은 별개라는 사실"라고 결론내렸다.

한편 미국 하버드의대 로버트 플라우멘하프트(Robert Flaumenhaft)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 이유로 출혈 발생률이 FXI-ASO군에 비해 에녹사파린군이 높았지만 유의하지 않은 점, 그리고 FXI-ASO군에서 관찰된 출혈 발생률은 최근 보고 된 에녹사파린 40mg 투여받은 인공슬관절수술 환자에서 나타난 발생률 (2-5%)과 같았다는 점-을 들었다.

교수는 또 XI인자의 억제로 출혈을 차단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대규모 연구를 통해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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