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 등의 현행 가이드라인에서는 독감 관련 합병증 고위험군에도 백신을 접종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고위험군의 정의는 증거가 아닌 전문가 견해에 근거하고 있어 어린이에서는 확실하지 않다.

영국 옥스포드대학 피터 길(Peter J. Gill) 교수는 27건의 연구를 계통적 연구과 메타분석한 결과, 현재의 가이드라인에서 제시된 독감 관련 합병증 위험인자인 '신경질환' '면역억제상태' '당뇨병' '2세 미만' 외에 어린이에서는 '조산아'도 위험인자로 나타났다고 Lancet Respiratory Medicine에 발표했다.

하지만 현재 가이드라인에 제시된 비만과 천식 등의 호흡기질환은 어린이에서 위험인자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약 1만 4천례 데이터 분석, 조산아 독감 관련 합병증 위험 4배 이상

길 교수는 2013년 4월 3일까지 발표된 Medline, Medline In Process, Embase, Science Citation Index, CINAHL 등 각종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해 독감이나 유사증상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어린이의 기초질환 및 합병증 관련 데이터만을 선별했다.

총 1만 4,086명을 대상으로 입원을 독감 관련 합병증의 대체 평가항목으로 정해 위험인자가 있을 때와 없을 때를 비교하는 오즈비(OR)을 산출했다.

단변량 분석에서 입원의 강력한 위험인자는 조산(4.33), 신경질환(4.62) 면역억제상태(2.39), 당뇨병(2.34), 겸상적혈구빈혈증(3.46), 2세 미만 (2.51) 등이었다.

반응성 기도질환(RAD)을 포함한 호흡기질환(1.19), 천식을 포함한 RAD(1.36), 비만(0.99)은 위험인자가 아니었다.

또한 소아 1,612명을 대상으로 2세 미만를 위험인자로 포함시킨 다변량 분석에서 위험인자를 2개 이상 가졌을 때 입원율(124명 중 92명, 74%)은 단독인자군(817명 중 428명, 52%)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군간 차이 22%).

이번에 확인된 위험인자 가운데 '신경질환'  '면역억제상태'  '당뇨병'은 미국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 영국보건부, WHO의 가이드라인에서 지적한 고위험군 위험인자와 일치했다.

'겸상적혈구 빈혈증'와 '2세 미만'은 ACIP와 WHO의 가이드라인과 일치했다.

하지만 비만은 ACIP와 WHO 가이드라인에서, 호흡기질환은 모든 가이드라인에서 위험인자에 포함됐지만, 이번 분석에서는 위험인자가 되지 않았다.

길 교수는 그러나 "질환 중증도를 고려하는데는 데이터가 부족했다"면서 "중증례에 한정하면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조산' 역시 이들 3가지 가이드라인에서는 위험인자가 아니었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전세계 유아의 약 10%가 미숙아라는 사실을 감안할 때 조산이 독감 관련 합병증의 강력한 위험인자로 새로 확인된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방접종 프로그램은 특정된 고위험군에 초점을

길 교수는 이번 결과에 대해 "신경질환, 겸상적혈구증, 면역억제상태, 당뇨병, 2세 미만을 현재 가이드라인에 독감 관련 합병증의 위험인자로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이 합병증을 예방하려면 이들 고위험군에 우선 개입해야 한다. 특히 위험인자를 많이 갖고 있거나 심각한 기초질환이 있는 어린이도 고려 대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각 나라의 계절 독감백신 접종률이 낮다고 지적하고 "국가 백신 프로그램의 효과를 최대로 높이기 위해서는 고위험군에 초점을 맞춰 접종률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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