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으로 인해 심혈관질환과 당뇨병 위험은 증가하지만 이를 임상적으로 의미가 있는 수치로 정량화하기는 어렵다.

캐나다 맥길대학 스티든 그로버(Steven Grover) 교수는 비만 관련 질환과 잔여수명 및 건강수명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모델을 이용한 결과, 20~39세에 비만하면 잔여수명은 최대 8년, 건강수명은 약 19년이나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Lancet Diabetes & Endocrinology에 발표했다.

20~39세에 초고도비만 남성 정상체중자에 비해 잔여수명 8.4년 단축

이번 연구에 이용된 심혈관질환과 당뇨병 위험 데이터는 각각 Lipid Research Clinic Follow-up 스터디와 Atherosclerosis and Risk in Communities(ARIC). 이를 통해 연간 발병 위험을 예측하는 모델을 만들었다.

이어 미국보건영양조사(NHANES)의 2003~10년 데이터에서 위험인자와 공복혈당기록이 있는 20~79세 히스패닉을 제외한 백인 3,992명을 선별해 질환 시뮬레이션 모델을 만들었다.

그리고 ①정상체중(BMI 18.5 이상 25 미만) ②과체중(25 이상 30 미만) ③비만​​(30 이상 35 미만) ④고도비만(35 초과)- 등 각 군의 연간 당뇨병 ·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과 사망률을 추산해 비만이 잔여수명과 건강수명에 미치는 영향을 나이와 성별로 분석했다. 심혈관질환과 당뇨병을 앓지 않은 기간을 건강수명으로 정의했다.

그 결과, 과체중일수록 심혈관·당뇨병 위험인자가 많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체중이 잔여수명에 미치는 영향은 젊은 층에서 강했고 나이가 많을수록 약했다.

20~39세 남성의 평균 잔여수명은 정상체중군에 비해 과체중군에서 2.7년, 비만군에서 5.9년, 고도비만군에서 8.4년 짧았다. 이 연령대의 여성은 각각 2.6년, 5.6년, 6.1년 짧았다.

어릴때 비만하면 인생의 3분의 1을 당뇨병·심질환 앓아

과체중이나 비만이 건강수명에 미치는 영향은 잔여수명 보다 더 컸다.

20~39세 남성의 건강수명은 정상체중군에 비해 과체중군에서 8.4년, 비만군에서 11.8년, 고도비만군 18.8년 짧았다. 여성의 경우 각각 6.3년, 14.6년, 19.1년 짧았다.

현재 평균 수명을 감안할 때 어릴 때 비만하거나 초고도비만일 경우 인생의 3분의 1을 당뇨병이나 심혈관질환을 앓게 된다.

그로버 교수는 "비만이 잔여수명을 얼마나 단축시키는지 알아보는 것은 질병 예방 관점에서 건강 지표가 된다. 또한 건강수명의 단축 역시 비만이 사망 뿐만 아니라 2형 당뇨병과 심혈관질환을 앓는 기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의료관계자가 과체중자나 비만자에게 어느 때 보다 적극적인 체중 감소를 장려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환자에게도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임상지표로서의 잔여수명과 건강수명, "환자의 행동변화만으로는 부족해"

한편 시망과 관련해 비만이 얼마나 해로운지, 그리고 잔여수명이 정말 유용한 지표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거리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비만과 사망위험의 관련성을 정량화시켜 기존의 연구 결과를 재확인했으며, 비만이 건강수명을 단축시킨다는 사실도 새롭게 제시했다.

미국질병관리센터(CDC) 당뇨병부 역학·통계 에드워드 그렉(Edward Gregg) 주임은 관련논평에서 "당뇨병과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은 낮아지고 있는 만큼 비만과 당뇨병의 역학데이터는 유동적"이라며 잔여수명과 건강수명의 지표 기능에는 회의적인 반응이다.

또한 삶의 질(QOL)을 복합적으로 추산하거나 건강수명을 추산하는 새로눈 방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렉 주임은 "잔여수명과 건강수명은 임상지표로서 단순하고 이해하기 쉽지만, 환자에게 행동변화라는 동기를 부여하기에는 약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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