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치료제 피오글리타존과 방광암 위험이 관련한다는 지적이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상반되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영국 던디대학 헬렌 콜룬(Helen Colhoun) 교수는 유럽과 북미 6개 코호트 100만례 이상의 데이터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기존 연구결과와 반대 결과가 나타났다고 Diabetologia에 발표했다.

투여 제한 후 발표 지견에 불일치

방광암은 전세계적으로 9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으로 2012년에 43만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발병률은 유럽과 북미에서 가장 높고 당뇨병환자에서는 더 높다. 방광종양에서는 지방세포의 분화를 조절하는 핵내 전사인자 PPARγ(감마)가 정상적인 요로상피 보다 많이 발현한다고 알려져 있다.

피오글리타존 등의 사이아졸리딘계 약물은 PPARγ 길항제로, PPARγ를 활성시키는게 주된 임무다.

전임상시험부터 피오글리타존이 투여된 래트에서 방광암 위험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나면서 안전성에 문제저이 지적되기 시작했다.

이어 유럽에서 실시된 피오글리타존 대규모 임상시험인 ProActive에서도 유의하진 않지만 방광암 발병률이 높게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에 따라 미국식품의약국(FDA)은 피오글리타존 개발 제약사에게 10년간 장기관찰연구를 명령하고, 중간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2년 이상 사용할 경우 방광암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시기 프랑스에서 실시된 연구에서도 마찬가지의 결과가 나타났으며, 심지어 프랑스와 독일에서는 2011년 이후 피오글리타존 처방이 중지됐다.

미FDA 역시 2010년 방광암 환자를 투여 금기 대상으로 선정하고 방광암 기왕력자에게는 신중한 투여를 권고하기도 했다.

유럽식약청(EMA)은 원인을 알 수 없는 현미경적 혈뇨를 보이는 환자에서도 이 약을 제한하는 등 더욱 엄격한 기준을 적용시켰다.

하지만 이러한 대응 후에 발표된 여러 연구와 메타분석에서 나온 결과는 일치성을 보이지 않았다.

여러 지역 데이터를 동일한 방법으로 분석

콜룬 교수는 지금까지 발표된 연구에 대해 "대부분 소규모 관찰연구로 여러 교란인자를 조정해도 방광암 배경 위험이 높았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재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피오글리타존군에서는 치료 후에 요검사 빈도가 늘어나고 방광암 검출률이 높아졌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따라서 이번 연구는 기존 연구의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복수 시설의 데이터를 동일한 방법으로 분석해 표본 크기를 키웠다.

캐나다, 영국, 핀란드, 네덜란드 등 대규모 코호트에서 약제처방과 암 사망률 데이터를 모아 피오글리타존 누적사용이 방광암 발병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았다.

총 101만례, 590만인·년의 데이터를 모아 3,248건의 방광암 발병을 발견했지만 피오글리타존을 사용했던 환자에서 방광암이 발병한 경우는 117건뿐이었다. 추적기간은 4.0~7.4년(중앙치)이었다.

장기사용자에서도 관련성 안나타나

전체적으로 남녀 모두에서 피오글리타존 누적사용과 방광암의 관련성은 나타나지 않았다.

나이, 당뇨병 이환기간, 흡연, 피오글리타존 사용경험으로 조정해 확인된 100일간 누적사용 당 발병률비는 남녀 각각 1.01, 1.04였다.

피오글리타존과 방광암 위험 간에 용량의존적 관계 여부를 확인한 결과, 피오글리타존 장기사용자에서도 방광암 위험은 높아지지 않았다.

이번 연구에서는 다른 사이아졸리딘계열인 로시글리타존에 대해서도 검토됐지만 역시 방광암 위험과 무관했다(발병률비 남녀 각각 1.01, 1.00).

콜룬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당뇨병환자 대규모 국제코호트를 동일한 분석방법으로 피오글리타존과 방광암 위험의 관련성을 검토한 유일한 연구"라면서 "피오글리타존과 방광암의 인과관계를 제시한 지금까지의 연구과는 상반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교수는 또 "이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려면 바이어스를 최소화시켜 좀더 오랫동안 분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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