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장애, 지각, 행동변화, 떨림 등의 섬망은 고령 입원환자에서 흔히 나타나지만 의사소통이 어려워 검사와 치료에 장애가 된다. 뿐만 아니라 입원기간을 연장시켜 의료비도 증가시키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조기 발견이 가장 좋지만 간과되는 경우가 많은게 실정이다. 미국 베스이스라엘디코니스병원 에드워드 마르칸토니오(Edward Marcantonio) 교수는 섬망 진단법인 CAM(Confusion Assessment Method)의 질문·관찰항목을 20개로 줄여 3분만에 평가하는 방법을 적용한 결과, 치매 유무에 상관없이 진단 정밀도가 높았다고 Annals Internal Medicine에 발표했다.

이 방법은 3D-CAM(3-Minute Diagnostic Interview for CAM-Defined Delirium)이라고 한다.

4가지 소견의 유무를 평가하는 20개 항목 선정

섬망은 고령내과환자의 30~40%, 고령외과환자의 15~50%에서 발생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임상시설에서는 인식이 부족해 평균 검출률은 12~35%에 불과하다.

섬망 환자는 관리가 어려운 흥분상태인 경우가 많은 반면 저활동성 섬망 환자에서는 간과되는 경우가 많다.

CAM 알고리즘은 연구책임자인 미국 하버드의대 노인의학과 샤론 이노우예(Sharon K. Inouye) 교수가 1990년에 개발한 섬망 진단법.

지금까지 4천건 넘는 연구에 이용돼 14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됐다. 이 진단법은 크게 4가지 소견의 유무로 평가한다. 즉 ①급성발병 또는 변동성 경과 ②주의력결함 ③무질서한 사고 ④의식수준의 변화-등이다.

①과 ② 외에 ③ 또는 ④의 기준을 만족하면 섬망으로 진단한다. 대부분의 연구에서 섬망을 정의할 때 이 진단법을 지표로 삼지만 임상에서는 인지기능의 평가와 평가자 훈련이 필요한 만큼 도입되진 않고 있다.

마르칸토니오 교수는 이들 4가지 소견 평가에 가장 유용한 20개 항목을 선별해 3D-CAM을 만들었다.

이어 내과치료를 위해 입원한 75세 이상의 환자 201명(평균 84세)을 대상으로 3D-CAM으로 평가하고 이를 표준진단법과 비교해 타당성을 검증해 보았다.

감도 95%, 특이도 94%, 재현성 95%, 치매환자에서도 정밀도 같아

우선 인지기능검사를 비롯한 면접평가, 의료기록 조사, 담당간호사 및 가족으로부터의 정보에 근거해 표준진단법으로 임상의사가 섬망 및 치매의 유무를 평가했다.

이어 전문가위원회가 모든 데이터를 재평가해 섬망 및 치매 유무를 최종 판단했다.

그 결과, 201명 중 42명(21%)이 섬망으로 진단됐다. 이 가운데 88%는 저활동성 섬망 또는 정신운동기능 정상으로 판정됐다. 56명(28%)은 치매였다.

표준진단법으로 평가한 후 그 결과를 모르는 또다른 평가자가 3D-CAM으로 평가했다.

3D-CAM의 소요시간은 3분(중앙치), 감도는 95%, 특이도는 94%, 양성 및 음성 우도비(likelihood)는 각각 16.8과 0.05였다. 우도비란 결과가 나올 가능성을 나타낸다.

치매 유무로 나눈 서브그룹 분석에서는 섬망 진단이 어려운 치매환자에서도 거의 동등한 진단정밀도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환자군의 3D-CAM 감도는 96%, 특이도 86%이고 비치매군에서는 각각 93%, 96%였다.

또 100명을 대상으로 또다른 평가자가 3D-CAM을 실시해 평가자 끼리 일치도를 알아본 결과, 95%로 나타났다.

마르칸토니오 교수는 "내과 입원환자만을 대상으로 한 단일 시설 연구라는 점이 이번 연구의 한계"라면서도 "3D-CAM은 3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CAM 알고리즘을 이용한 섬망을 진단할 수 있고 감도, 특이도, 재현성이 높은 타당한 방법"이라고 결론내렸다.

교수는 "향후 고위험 고령환자에서 섬망 진단을 개선시키는데 중요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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