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 재난방송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증상이 악화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림대 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덕인 교수는 세월호 사건과 관련된 종일 재난방송이 일정시간동안 지속된 시점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외래 환자 총 111명(20세 이상)을 대상으로 우울감, 불안감, 죄책감, 절망감, 분노감 등 13가지의 심리상태의 변화를 조사했다.

96명은 공황장애, PTSD, 급성스트레스장애 등 불안장애와 우울증과 같은 신경증을, 15명은 조현병, 조현정동장애 등의 정신증을 앓고 있었다.

이들에게  새로운 증상의 발생과 기존 증상의 악화여부를 조사한 결과, 13가지 조사항목 전체에서 악화를 경험했다.

전반적으로 우울감과 절망감, 짜증, 불안감, 분노감, 신체증상, 무기력함, 집중력 저하 등 항목에서 증상 악화가 나타났으며, 분노감에서 악화도가 높았다.

특히 과거 외상경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우울감, 절망감, 짜증, 불안감, 분노감, 신체증상, 무기력함 등의 증상악화가 심했다.

이러한 증상은 정신증환자 보다는 신경증(우울증과 불안장애)환자에서 더 악화됐다.

전덕인 교수는 "이는 신경증 환자군이 정신증 환자군과 비교하여 세월호 사건 방송에의 노출로 인해 더욱 부정적인 심리적 영향을 받았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신경증 환자에서도 외상 경험의 유무는 유의한 영향을 미쳤다. 외상 경험 환자(25명)는 없는 환자(71명)에 비해 우울감, 짜증, 불안감, 분노, 무기력감 등이 악화됐다.

전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재난과 관련된 정신과적 문제가 정신건강의학과 환자군에 따라 증상 차이가 있는 만큼 서로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논문은 2014년 대한우울조울병학회 추계학회에서 발표됐으며 우수포스터상을 수상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트리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