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유방암 발병 현황과 양상이 모두 서구형으로 크게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유방암학회가 10월 유방암 예방의 달을 맞아 발표한 국내 유방암 발생률 자료에 따르면, 2008년 10만명 당 39명에서 2012년에는 52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 수치는 우리보다 먼저 서구화됐던 일본의 51.5명을 넘어선 것으로, 국제 암 등록 통계 집계 이후 동아시아 최고의 유방암 발생률 국가가 됐다.

나이별 발생률은 만 15세에서 54세까지 일본 보다, 15세에서 44세까지는 미국보다도 높게 나타났다. 연간 발생 환자수도 15년 사이 약 4.5배 늘어났다.

가장 큰 원인은 식생활의 서구화였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여성 육류 섭취 15년 새 50% 증가하고 5명 중 1명은 과잉 섭취하고 있다.

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 유방암이 최근 10년새 58%에서 73%까지 상승한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지방 섭취 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이 유방암은 암세포가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꾸준히 반응, 성장이 촉진되는게 특징으로 발병 후 오랜 기간이 지나도 재발 위험이 있어 호르몬 치료가 필요하다.

폐경 후 생기는 유방암이 특히 지방 조직에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작년부터는 폐경여성의 유방암이 53%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식습관 이외의 요인으로는 빠른 초경, 늦은 폐경, 늦은 첫 출산과 수유 무경험 등 변화한 생활 유형 등이 지적됐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우리나라를 북아메리카와 서유럽, 뉴질랜드, 호주, 일본과 함께 유방암 주요 호발 국가로 분류한 상태다.
 
이처럼 발생률은 높지만 사망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낮다.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유방암 10만명 당 사망률은 일본(9.8명)이나 미국(14.9명)보다 낮은 6.1명이었다.

초기에 속하는 0기나 1기에 암을 진단받는 비율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조기진단이 늘면서 치료법도 바뀌어 유방을 보존하는 부분절제술이 67.2%를 차지했다.

2000년에는 99건이었던 유방재건수술이 2012년에 910건으로 약 10배 증가했다.

한국유방암학회의 병기 별 5년 생존율 자료에 따르면 0기 진단 환자는 5년 생존율이 98.8%에 달한다. 1기(97.2%), 2기(92.8%)도 90% 이상이다. 하지만 4기 환자의 생존율은 44.1%로 크게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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