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의 독감백신이 5년 누적생산량으로 1억 도즈(1도즈는 성인 1회 접종량)를 넘었다.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시대와 자급자족 시대를 넘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 덕분이다.

녹십자는 2009년 전남의 화순공장에서 국내 최초로 인플루엔자(독감)백신을 생산한 지 5년 만에 누적 생산 1억도즈 고지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1억 도즈면 1회 접종하는 주사기 용기를 일렬로 늘어놓을 경우 경부고속도로(416km)를 10차례 왕복할 수 있는 길이다. 수직으로 쌓으면 에베레스트산을 960개를 포개 놓은 높이에 해당한다.

한 나라의 백신 생산능력 확보는 공급자 위주의 구조인 독감백신의 특성상 어떤 약물보다 중요하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 10여개 나라만이 기술을 보유해 독감이 대유행시 자국민의 백신 공급량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녹십자는 독감백신 원액을 국내 최초로 생산하면서 '백신주권'을 확보해,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 판데믹 당시 외국 백신 수급이 원활치 않은 상황에서 신종인플루엔자백신을 국내에 전량 공급했다.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세계에서 4번째로 세계보건기구(WHO)의 독감백신 사전적격인증(PQ)을 획득했다. 세계 최대 백신 수요처 중 하나인 WHO 산하 범미보건기구(PAHO) 입찰 물량을 대거 확보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북반구와 남반구의 독감 유행시기가 다르다는 점도 독감백신의 연중 수출을 가능하게 했다. 실제로 범미보건기구의 독감백신 입찰은 남반구와 북반구 유행 시기 전에 나눠 열리면서 녹십자는 중남미 30여개 국가에 독감백신을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녹십자 독감백신 수출액은 280억원. 수출을 시작한 2010년 보다 약 5배 늘어났다. 올해 독감백신 수출고는 400억원으로 예상된다.

2010년 사장에 취임하면서부터 줄곧 수출 중심의 성장을 강조해온 조순태 녹십자 사장의 수출 경영이 녹십자를 글로벌 제약사로의 도약을 가져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녹십자는 현재 3가 백신에 이어 4가 백신을 개발 중이며, 아울러 차세대 독감백신 개발을  통해 4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독감백신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녹십자에 따르면 현 추세대로라면 4년 후인 2018년에 독감백신 누적생산량이 2억도즈를 돌파하고 2024년에는 5억도즈를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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