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은 심혈관질환(CVD)과 사망의 위험인자이며, 염분 줄이기는 혈압을 낮추는 중요한 전략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 나트륨(Na) 섭취량이 너무 적어도 심혈관위험 등 유해한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대규모 연구를 통한 자세한 검토가 요구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캐나다 맥매스터대학 마틴 오도넬(Martin O'Donnell) 교수는 나트륨을 하루 3~6g보다 많거나 적으면 사망위험과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진다고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발표했다.

한편 이 저널에는 칼륨 섭취량이 많으면 이들 위험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나트륨 섭취량과 혈압은 비(非)선형 관련성을 보인다는 사실 외에 전세계 나트륨 섭취량의 실태와 심혈관사망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밝힌 Global Burden of DiseaseGBD) 관련연구도 실렸다.

염분섭취량 줄이면 심혈관질환 위험 감소를 직접 제시한 연구 없어

심혈관질환 예방 가이드라인에서 권장하는 나트륨 섭취량은 하루 1.5~2.4g.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3~6g을 섭취한다고 보고되고 있다.

염분을 줄이면 혈압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확인됐지만 심혈관위험을 낮춘다고 제시한 대규모 무작위 시험은 없다. 전향적 연구에서도 일치된 결과가 없다.

한편 나트륨 섭취량이 하루 3g 미만이면 심혈관질한 위험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제시한 연구가 많지만 이들 대부분은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은 집단을 대상으로 한 만큼 일반인을 대표한다고 할 수 없다.

이번 연구에서는 2003~09년에 전세계 17개국에서 실시된 대규모 역학연구인 PURE연구에서 약 10만명을 선별, 나트륨 및 칼륨 섭취량 별로 24시간 요중배설량을 추정했다. 이들 수치와 사망 및 주요 심혈관질환의 결과의 관련성을 검토했다.

심혈관질환 위험 하루 4~5.99g군에 비해 3g 미만군에서 27%, 7g 이상군에서 15% 상승

이번 연구 전체 데이터의 42%는 중국에서 나왔다. 하루 평균 배설량은 나트륨이 4.93g, 칼륨이 2.12g이었다.

평균 추적기간은 3.7년. 그동안 3,317명(3.3%)에서 사망 및 주요 심혈관질환 (MACE)이 발생했다(전체 사망 1,976례, 심혈관사망 650례, 심근경색 857례, 뇌졸중 872례, 심부전 261례).

나트륨 배설량 하루 4.00~5.99g군(참조군)에 비해 7g일 이상군에서는 사망 및 MACE 위험이 높아졌다[오즈비(OR) 1.15]. 사망 또는 MACE를 따로 평가해도 마찬가지였다.

한편 혈압과 고혈압 기왕력으로 조정한 모델에서는 전체 사망만이 나트륨 배설량에 비례해 유의한 관련성을 보였다.

서브그룹 분석에서 최고 나트륨 배설량과 결과(사망 및 MACE)의 관련성은 고혈압 환자군에서 가장 밀접했으며, 고혈압환자 가운데 나트륨 섭취량이 하루 6.00~6.99g군의 오즈비는 1.14, 7g 이상군에서는 1.21이었다.

특이하게도 나트륨 배설량이 3g미만인 군에서도 대조군에 비해 위험이 높았으며(오즈비 1.27), 평가항목을 개별 분석해도 결과는 비슷했다. 혈압과 고혈압 기왕력으로 조정해도 이러한 관련성은 유지됐다.

칼륨 배설량은 하루 1.50g 미만군 보다 많으면 위험이 감소했다.

나트륨 배설량 낮은 군의 위험상승 요인은 혈압 외 다른 인자

오도넬 교수는 "이번 연구 대상은 심혈관질환 기왕력이 없는 사람이 대부분이었지만 나트륨 배설량과 심혈관 위험 간에 J커브 현상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교수는 "혈압을 조정하면 고(高)나트륨 배설량과 위험의 관련성이 줄어든 만큼 나트륨이 혈압에 어느정도 개입하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저(低)나트륨 배설량과 위험 상승의 관련성은 혈압 조정의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혈압이 아닌 다른 메커니즘이 관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나트륨 줄이면 심혈관 예후 도움? 아니면 위험?

PURE 연구 중 2건의 분석 결과에 대해 미국 앨라배마대학(버밍햄) 수전 오파릴(Suzanne Oparil) 교수는 '나트륨을 적게 먹으면 심혈관 예후에 도움되나 아니면 위험한가(Low Sodium Intake -Cardiovascular Health Benefit or Risk ?)'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24시간 소변 검사가 아니라는 점, 다른 섭취량에 의한 혈압과 심혈관질환 예후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한 개입이 이루어지지 않은 만큼 인과관계가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이 연구는 나트륨 배설량이 많은 경우 뿐만 아니라 적은 경우도 사망과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고, 칼륨 배설량이 많으면 나트륨 배설량과 비례한 위험 상승을 상쇄시킨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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