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 음식을 많이 먹으면 위암에 걸린다는 속설이 사실로 확인됐다.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의학과 김헌식 교수팀은 캡사이신 자체가 발암물질은 아니지만 캡사이신을 많이 먹으면 자연살해(NK)세포의 세포질 과립방출 기능장애를 일으켜 암 발생을 촉진한다고 Carcinogenesis에 발표했다.

고추의 매운맛을 내는 캡사이신이 암세포를 공격하는 우리 몸의 아군 즉, 자연살해세포의 기능을 떨어뜨려 결국 위암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자연살해세포는 혈액 속에서 떠다니다 암세포를 만나면, 암 세포막에 구멍을 낸 후 세포질과립을 분비해 암세포를 괴사시키는 항암면역세포다.

교수팀은 여러 암세포를 대상으로 캡사이신의 양에 따라 자연살해세포 활성도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위암세포를 대상으로 캡사이신을 고용량 투여하자 활성도가 33%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연살해세포 기능 척도인 혈액암세포221을 대상으로 투여한 경우에도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적게 투여하는 경우 자연살해세포 활성도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아 지나친 양을 섭취할 때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캡사이신에 의한 자연살해세포 활성 억제에 개인 차는 없는 것으로 확인돼 매운 음식을 잘 먹는 사람의 경우 조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캡사이신은 체내 수용체인 TRPV1 단백질과 결합해 항암활성을 나타내는데, 고용량의 캡사이신은 TRPV1과 결합하지 않고 직접 자연살해세포 기능 장애를 유도했다.

이는 상대적으로 TRPV1이 부족하거나 민감성이 떨어지는 30, 40대 이후 성인이 캡사이신을 많이 먹으면 암 발생이 촉진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글로벌프로티어 사업과 선도연구센터 사업 지원으로 실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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