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가이드라인에서는 심혈관위험을 평가하기 위한 LDL-C(콜레스테롤) 측정을 금식한지 8~12시간 후에 실시하도록 하고 있지만 반드시 그렇지 않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미국 뉴욕의대 베타니 도란(Bethany Doran) 교수는 1988~94년 미국보건영양조사(NHANES)-III의 코호트를 대상으로 공복 여부에 따른 LDL-C치의 심혈관 위험예측능력을 비교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Circulation에 발표했다.

8시간 금식 후 LDL-C치와 전체사망·심혈관질환 위험 비교

현행 각종 가이드라인에서는 지질 평가시 채혈 전 8~12시간 금식을 권장하고 있다.

도란 교수에 따르면 이유는 식사로 인한 변동이 비교적 큰 중성지방 등의 기초 수치를 정확히 예측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총콜레스테롤이나 LDL-C, HDL-C 수치는 금식과 상관없이 대부분 달라지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수년 전부터는 공복 상태에서 중성지방을 측정하는게 오히려 나쁘다는 보고 뿐만 아니라 비공복시 중성지방이 심혈관위험을 예측하는데 더 유리하다는 보고도 등장했다.

도란 교수는 심혈관위험 평가에 많이 사용되는 LDL-C도 비공복시에 측정하는게 더 유리한지를 알아보았다.

이번 분석에는 NHANES-Ⅲ 및 사망원인 통계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채혈시 금식시간(마지막 식사 이후 8시간 이상 또는 8시간 미만)별로 나누어 평균 14년간 추적했다.

코호트에 포함된 2만 24례 가운데 LDL-C를 산출하기 어렵거나 중성지방이 400mg/dL 이상, 금식시간이 불확실한 경우를 제외한 1만 6,161명이 최종 분석 대상이 됐다.

LDL-C는 프리드왈드식(F식: LDL-C=TC-HDL-C-TG/5)으로 산출했다.

금식해도 안해도 전체 사망위험 예측능력 같아

추적기간 동안 3,788명(23.4%)이 사망했으며 이 가운데 1,454명(9.0%)은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했다.

1만 161명 중 1만 23명(62.0%)이 채혈 전 금식했으며, 6,138명(38.0%)은 금식하지 않았다.

시험초기 심혈관 위험인자를 비롯한 각종 배경 요인 분석에서 LDL-C치가 높을수록 1차 평가항목(전체 사망)도 증가했다[금식군에서 LDL-C 1삼분위에 대한 위험비(HR)는 2삼분위 1.61, 3삼분위 2.10].

금식 여부에 따른 LDL-C치와 전체사망의 상호작용은 유의하지 않아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금식 여부와는 상관없이 LDL-C치와 전체 사망위험 예측 능력은 같았다.

2차 평가항목인 심혈관질환 사망 역시 전체 사망위험 처럼 LDL-C치가 높을수록 위험이 증가했다. 하지만 금식 여부에 따른 LDL-C치와 심혈관질환 사망의 상호작용은 유의하지 않아, 금식 여부에 상관없이 LDL-C의 심혈관사망위험 예측능력도 같다고 도란 교수는 설명했다.

관련논평 "12시간 전 금식해야"

그러나 미국 콜로라도의대 로버트 에켈(Robert H. Eckel) 교수는 관련논평에서 금식의 정의를 8시간으로 정한 점, LDL-C 외에 HDL-C와 중성지방도 공복여부와 상관없이 전체사망 및 심혈관질환 위험을 비슷하게 예측할 수 있는지는 알 수 없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아울러 현재의 가이드라인을 바꾸려면 새로운 증거가 필요한 만큼 그때까지는 채혈 전 12시간 금식을 권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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