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축기혈압과 확장기혈압이 심혈관질환에 미치는 영향이 비슷하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실제로는 다르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건강정보연구소 엘레니 랩소마니키(Eleni Rapsomaniki) 박사가 125만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심부전과 말초동맥질환(PAD) 등 12개 심혈관질환의 평생위험과 혈압의 관련성을 검토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Lancet에 발표했다.

이번 Lancet호는 이달 13일부터 4일간 그리스 아테네에서 개최되는 유럽고혈압학회(ESH)/국제고혈압학회(ISH) 학회인 Hypertension 2014에 맞춰 발행됐다.

30세 이상 성인 대상 평생위험 산출

랩소마니키 박사는 영국의 다양한 전자의료기록과 연계된 프로그램을 이용해 1997~2010년에 등록된 심질환 기왕력이 없는 30세 이상 125만 8,006명의 데이터(여성 58%)를 선별해 5.2년간(중앙치) 추적했다.

임상에서 측정된 혈압치와 12가지 급성 또는 만성 심혈관질환, 그리고 전체 심혈관질환의 관련성을 나이 별로 층별화(30~59세, 60~79세, 80세 이상)해 검토했다.

고혈압과 관련한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을 구한 다음 30, 60, 80세 때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잔여수명손실년수(YLL)를 추산했다.

분석 대상이 된 심혈관질환은 ①안정협심증 ②불안정협심증 ③심근경색 ④전조없는 관상동맥심질환(CHD) 사망 ⑤심부전 ⑥심장마비/급성심장사 ⑦일과성뇌허혈발작 ⑧허혈성뇌졸중 ⑨지주막하출혈 ⑩뇌출혈 ⑪PAD ⑫복부대동맥 동맥류-였다.

고혈압은 ①시험초기 혈압이 140/90mmHg 이상 ②고혈압 진단 ③고혈압치료제 처방 - 중 하나로 정했다.

시험초기 약 3분의 1(약 43만명)이 혈압 140/90mmHg이었고, 약 5분의 1(약 27만명)이 강압치료를 받았다. 추적기간 중에 심혈관질환 신규 발병은 약 8만건이었다.

질환 발병에 미치는고혈압의 영향 정도는 질환마다 다르고 강력한 영향을 주는 만큼 모든 영향이 나타나지 않은 경우까지를 포함시켰다.

또 나이에 따라서도 정도가 달라 30~79세에서는 다양한 질환발병 위험과 혈압 간에 선형관계를 보였지만 80세 이상에서는 이러한 경향은 뚜렷하지 않았다. 아울러 모든 질환에 J커브 현상이 나타나지는 않았다.

수축기와 확장기혈압이 각 질환 발병에 미치는 영향을 개별적으로 보면 수축기혈압과 밀접하게 관련한 것은 뇌출혈(수축기혈압 20mmHg 상승 당 위험비 1.44), 지주막하 출혈(1.43), 안정협심증 (1.41)이고, 관련성이 가장 약한 것은 복부대동맥류(1.08)였다.

확장기혈압에 비해 수축기혈압은 협심증, 심근경색, PAD에 좀더 강한 영향을 준 반면, 수축기혈압에 비해 확장기혈압은 복부대동맥류에 더 강력한 영향을 주었다.

또한 맥압은 PAD와 가장 밀접하게 관련했지만(위험비 1.23), 복부대동맥류와는 반비례 관계를 보였다(맥압 10mmHg 상승 당 위험비 0.91).

총 12개 질환의 평생위험, 30세 때 정상혈압 46%, 고혈압 63%

이번에 검토한 총 12개 질환의 평생 위험은 30세 때 정상혈압자에서 46%였지만 고혈압환자에서는 63%로 높았다. 심혈관질환 발병 역시 정상혈압자에 비해 5.0년 빨랐다.

12개 질환 가운데 평생위험이 가장 높은 경우는 안정·불안정협심증으로 이러한 위험은 고혈압환자에서 10% 전후, 정상혈압자에서 6% 전후로 나타났다.

심혈관질환이 YLL에 미치는 영향도는 30세 이하에서 안정·불안정협심증(43%), 80세 이상에서 안정협심증과 심장마비(각각 19%)였다.

랩소마니키 박사는 "이번 연구로 강압치료에 새로운 전략이 필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스웨덴 캐롤린스카연구소 토마스 카한(Thomas Kahan) 박사는 관련논평에서 "강압제 치료 효과에 이론(異論)은 없지만, 목표혈압 달성 환자가 적다는 관찰연구가 다수 보고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고혈압 치료를 위해서는 ①환자별 최적화된 관리 ②간병인에 대한 지원·교육의 개선 ③복약 순응도 향상 및 난치성 고혈압에 대한 이해의 촉진 ④가정혈압 측정 및 24시간 활동혈압(ABPM)의 보급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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