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에서는 심방세동(AF)이 자주 발생하며, 특히 외과요법을 받은 암환자에서 높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암환자의 심방세동 치료, 특히 뇌졸중 예방을 위한 항혈전요법에는 여러가지 문제가 있다.

다른 환자에서는 매우 유용한 혈전색전위험 예측점수가 암환자에서는 별 도움이 안되는 것이다. 그리고 증거가 부족해서 암환자의 심방세동 관리에 특화된 가이드라인도 아직 없다.

이런 가운데 그리스 아테네대학 디미트리오스 파르마키스(Dimitrios Farmakis) 교수가 암환자에 대한 항혈전요법의 적절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 Journal of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에 발표했다.

공존증, 암 자체, 암치료가 심방세동 발병 위험 상승 원인

심방세동 유병률은 고령자에서 높다. 파르마키스 교수에 따르면 80세에는 10%, 85세에서는 18%에 이른다.

나이가 들면서 발생하는 고혈압과 심부전, 판막증, 만성폐질환, 당뇨병, 전해질이상, 갑상선기능장애, 만성신질환 등도 심방세동 발병의 원인이다. 암환자에서는 심방세동 발병률도 높다.

암환자의 심방세동 발생 배경에는 고령과 공존증 외에 암 그 자체가 직접적으로 혈전색전의 형성을 촉진시킨다는 사실, 그리고 암치료 합병증이 존재한다. 염증을 암과 심방세동 공통항목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암과 심방세동이 동시 발생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심방세동환자에서는 뇌졸중 위험이 5배, 심부전위험이 3배, 사망위험은 2배라는 보고(European Heart Journal)가 있다.

이를 감안하면 암환자의 예후 관리에 심방세동 관리, 특히 뇌졸중 예방을 위한 항혈전요법의 적응증 선택은 중요한 과제다.

문제는 암환자가 혈전증 위험 뿐만 아니라 출혈 위험이 높은데다 항응고요법에 대한 반응 예측이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많이 이용되는 혈전색전 위험예측점수인 CHADS2와 CHA2-DS2-VASc의 평가항목에 암 기왕력 등이 포함되지 않아 다른 환자와 달리 암환자에서는 유용성이 인정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증거 부족으로 암환자의 심방세동 치료 가이드라인이 없어 항혈전요법의 적절성 여부를 판단할 수 없는게 지금의 상황이다.

암환자에서는 CHADS2 점수에 의한 위험예측 어려워

일부 항암제, 특히 신규 혈관형성억제제에서는 혈전색전성 합병증 위험이 지적되고 있다. 반대로 원발성 전이성 두개내종양과 혈액암에서는 출혈 위험이 높아진다.

암환자에서는 병용약물과 암 관련 대사이상 때문에 항응고요법의 반응을 예측하기가 어렵다.

특히 다비가트란, 리바록사반, 아픽사반 등 신규 항응고제가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예방효과를 검증한 최근 무작위 비교시험에도 암환자는 대상에서 제외됐다.

확인된 혈전색전증위험 예측점수를 암 관련 심방세동에 적용하는데도 의문이 제기됐다.

예컨대 암으로 신규 진단된 2만 4,125명의 코호트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시험초기에 심방세동을 일으킨 환자의 혈전색전증 위험은  CHADS2 점수로 예측할 수 있다.

하지만 암으로 확정 진단된 후에는 심방세동을 일으킨 군의 혈전색전증 사고위험은 예측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International Journal of Cardiology).

따라서 암환자에 대한 항혈전요법은 각 환자마다의 득실 여부를 따져 실시해야 한다고 파르마키스 교수는 강조했다.

출혈요인, 암종류, 사용약물 확인해야

중요한 것은 출혈 위험인자를 확실히 파악해 두개내종양, 혈액암에 따른 응고장애, 화학요법 유발성 혈소판감소증 등의 출혈요인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비록 혈전색전증 위험이 높아도 항혈전요법은 금기사항으로 보는 것이다.

또한 일부 암(난소암, 폐암, 원발성간암 등)에서는 혈전색전증 위험이 높은데다 화학요법제의 일부(시스플라틴, 젬시타빈, 플루오로우라실)와 과립구코로니자극인자(G-CSF) 등을 사용하는 중에도 마찬가지로 혈전색전증 위험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정확히 알아두어야 한다.

저작권자 © 메디칼트리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