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의 가이드라인의 좋은 점을 빨리 받아들이돼 시행은 최대한 늦추는게 바람직하다."

세브란스병원 순환기내과 최동훈 교수는 최근 발표된 '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위험 감소를 위한 혈청지질 치료 가이드라인'을 두고 "가이드라인의 근거는 모두 서양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라 동양인, 특히 한국인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면서 "유관 단체와의 컨센서스(합의)가 도출된 이후에 국내에 적용하는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 최동훈 교수
이른바 호랑이 처럼 예리하게 사물을 보지만 소 처럼 행동한다는 호시우보(虎視牛步) 론이다.

지난해 발표된 미국 콜레스테롤치료가이드라인의 내용은 확실한 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LDL-C 190mg/dL 이상' '당뇨병, 40~75세' '10년 이내 ASCVD 위험이 7.5% 이상이고 나이가 40~75세'  중 하나에 해당하면 스타틴을 사용하는 것이다.

최 교수는 "이번 가이드라인의 핵심은 이들 4가지 사항 중 하나에 해당하면 반드시 심장에 문제가 생기는 만큼 지금은 괜찮아도 약을 투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가이드라인은 기존과 달리 목표치를 두지 않은데다 투여하는 약물도 스타틴을 고강도와 중강도로 나누어 지속적으로 투여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콜레스테롤치 관리는 그만큼 지속적이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콜레스테롤치도 무작정 내리면 오히려 증가한다는 'J커브'현상에 대해서도 이날 배석한 세브란스 이상학 교수는 "이상지혈증 치료에서 이러한 현상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제동맥경화학회(IAS)이 발표한 지질 치료가이드라인은 미국 가이드라인보다 늦게 발표됐음에도 지질 목표 도달치를 제시하는 등 기존 가이드라인에 더 가깝다는 평가다.

▲ 이상학 교수
특히 인종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만큼 위험 기준선 인종마다 다르게 해야 한다고 이 가이드라인은 지적하고 있다.

최근들어 똑같은 치료 가이드라인이라도 발표자나 단체마다 달라지고 있는 추세다.

특히 얼마전 발표된 고혈압 치료 가이드라인의 경우 같은 미국에서도 제각각이다.

미국고혈압합동위원회 제8차 보고(JNC-8)의 60세 이상의 강압목표를 완화시킨데 대해 미국심장병학회(ACC)와 미국심장협회(AHA), 그리고 미국질병관리센터(CDC), 미국고혈압학회(ASH)/국제고혈압학회(ASH)가 견해차를 보이고 있다.

최 교수는 "최근 가이드라인의 트렌드는 과거 처럼 어느 한 단체에서 발표된 내용을 모두 따라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가이드라인 제정에 참여했던 학자들이 임상적 연구에 근거한 나름의 소신을 갖고 다른 단체 등에서 발표하기 때문인 것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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