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병과 마찬가지로 과식증 등 충동억제장애가 다른 정신장애와는 독립적으로 성인 당뇨병과 관련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네덜란드 그로닝겐대학병원의 피터 드 용(Peter de Jonge) 교수는 "당뇨병을 일으키기 쉬운 정신장애로 우울병 뿐만 아니라 충동조절장애에도 주의해야 한다"고 Diabetologia에 발표했다.

16개 정신장애와 당뇨병진단의 관련성 검토

우울병은 불안장애 뿐만 아니라 알코올남용과 섭식장애 등 다른 다양한 정신장애와 함께 나타나기 쉽다.

이전부터 우울병과 당뇨병이 관련한다고 지적돼 왔지만 그 배경에 있는 다른 정신장애의 영향이 있는지는 검토되지 않았다.

정신장애의 분류와 진단 가이드 제4판(DSM-Ⅳ)의 기준에 근거해 광범위 정신장애와 당뇨병 발병의 관련성을 검토한 이번 연구는 세계정신보건(World Mental Health) 조사의 일환으로 실시됐다.

드 용 교수는 미국과 유렵, 아시아, 중동 19개국 18세 이상 성인의 2001~11년 데이터를 분석해 정신장애 유무를 확인했다.

DSM-Ⅳ의 진단기준에 근거해 기분장애, 불안장애, 강박성장애
알코올·약물남용과 의존, 섭식장애 등 16가지 정신장애의 평생 유병률을 평가했다. 동시에 당뇨병 기왕력을 자가신고로 확인했다.

특히 섭식장애가 당뇨병과 밀접

참가인원은 5만 2,095명(평균 31.6~52.5세)이 조사에 참가했다. 이 가운데 2,580명이 "의사로부터 당뇨병 진단을 받았다"고 신고한(최초 진단 연령 평균 50.3세),

당뇨병 진단 전년도 이전에 발병한 정신장애 유병률은 우울병이 11.3%로 가장 많고, 이어 특정 공포증이 7.0%, 알코올남용이 5.8% 등이다.

정신장애 첫 발병 연령은 9.3~31.6세, 당뇨병 진단시기는 21~29세가 395명, 30세 이상이 2,377명이었다.

분석 결과, 16개 정신장애 모두가 당뇨병과 관련했다. 그러나 다른 정신장애로 조정한 다변량 모델을 이용한 분석은 ①주요 우울증 에피소드/불안장애 ②간헐적 폭발성장애 ③폭식증 ④신경성 대식증 - 등 4개만이 독립적으로 당뇨병 진단과 유의하게 관련했다.

①~④의 다른 정신장애, 나이, 성별, 인년(person year) 및 국가로 조정하자 당뇨병 진단 오즈비(OR)는 ①1.3 ②1.6 ③ 2.6 ④ 2.1이었다.

우울증에 의한 위험상승은 과거 메타분석과 일치

이번 연구는 우울증과 당뇨병의 관련성의 조정 전 위험이 35~56% 상승한다는 메타분석 결과(Diabetologia , J Clin Psychiatry) 와도 일치햇다.

드 용 교수는 "충동조절장애 중에서 특히 섭식장애가 당뇨병과 밀접하다"면서 "기전적인 관점에서는 포도당 조절의 이상과 비만 관련 섭식장애가 나중에 당뇨병 발병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또한 "간헐적폭발성장애 등 충동조절장애와 당뇨병이 관련하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공격성과 당뇨병에 관여한다고 알려진 낮은 HDL 콜레스테롤수치와 세로토닌 기능 부전에 의한 영향도 고려할 수 있다"고 고찰했다.

교수는 "이러한 과정이 이미 청소년기에 존재하고 나중에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세로토닌 기능에 장애가 있는 어린이, 충동조절의 어려움으로 인해 섭식행동에 문제가 생기고 나중에 우울증과 비만, 그리고 당뇨병이 공존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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