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50개국 이상에서 예방접종돼 어린이 건강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로타바이러스(RV) 백신이 장중첩증 위험을 높인다는 지적이 나왔다. 장중첩증이란 장의 한 부분이 장의 안쪽으로 말려 들어가는 마치 망원경이 접히는 현상이다.

호주와 멕시코 등에서 처음 접종 후 1~7일째 약간이지만 장중첩증 위험이 유의하게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됐다.

실제로 미식품의약품국(FDA)이 백신인 로타텍과 1가 백신인 로타릭스를 각각 시판 후 조사한 결과, 로타텍의 경우 장중첩증 유발이 통계학적으로 의미가 없는 정도였으며 로타릭스는 유의하게 관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발표했다.

반면 미국질병통제센터(CDC)의 시판 후 조사에서는 로타텍이 유의하게 관련하는 것으로, 로타릭스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역시 NEJM에 발표했다.

결과적으로 양쪽 기관이 상반된 결과를 내놓은 것이다.

FDA의 PRISM:첫 접종 후 발병자 10만명 당 1.1~1.5명 증가

미FDA의 발표는 Post-Licensure Rapid Immunization Safety Monitoring (PRISM) 연구 결과에 근거했다.

이 연구의 대상자는 2004년 1월~2011년 9월에 생후 5.0~36.9주였던 유아.

관찰대상은 약 61만 3천인·년이었다. 장중첩증 의심 사례를 선별하고 장중첩증 발병과 로타바이러스 백신 접종 유무를 분석했다. 

최종 분석 대상이 된 백신 접종 횟수는 로타텍이 127만 7,556회(1회 접종은 50만 7,874회), 로타릭스가 10만 3,098회(5만 3,638회)였다.

장중첩증이 의심되는 343례 중 267례(78%)에서 발병이 확인됐다.양성 적중률은 46%였다.

분석 결과, 로타렉 1회 접종 후 7일간 장중첩증 발병 기여위험(AR)은 1.1, 21일간은 1.5였다.

별도로 진행된 코호트 분석 결과에서는  로타텍 1회 접종 후 1~21일간 장중첩증 기여위험이 1.2로 1회 접종 후 유아 10만명 당 1.1~1.5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분석에서 2번째 및 3번째 접종 이후에도 위험은 유의하게 높아졌다.

장중첩증 발병 시기를 보면 로타텍 접종 후 3~7일에 발병이 집중됐으며(P =0.004), 1회 접종 이후로 한정해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P=0.008) .

또한 로타릭스의 경우 "증례수가 적어 검증력이 낮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접종횟수에 상관없이 기여위험은 유의하지 않았다.

다만 코호트 분석에서는 2회 접종 이후 기여위험이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7.3).

CDC의 VSD; 로타릭스 접종 7일 이내 장중첩증 상대위험도 8.38

CDC가 생후 4~34주 영아를 대상으로 실시한 Vaccine Safety Datalink (VSD)에서는 2008년 4월~13년 3월까지 로타릭스 접종 후 7일 이내에 발생한 장중첩증을 조사했다.

관찰 증례수와 예측 증례수에 근거해 분석한 다음 로타릭스를 접종한 유아의 장중첩 위험을 자연발생률과 비교했다. 그리고 로타릭스 접종 후와 로타텍  접종 후의 장중첩증 발생 위험을 비교했다.

그 결과, 이 기간에 로타릭스 접종 횟수는 20만 7,955회(1회 접종 11만 5,908회, 2회 접종 9만 2,047회).

접종 후 7일 이내에 장중첩증이 발생한 경우는  6명(자연발생례 0.72명)으로 상대위험(RR)은 8.38로 유의했다.

반면 2006년 5월~13년 3월의 로타텍 접종횟수는 130만 1,810회이며 접종 후 7일 이내의 장중첩증 발생은 8명(자연발생례 7.11명)으로 상대위험은 유의하지 않았다(1.1).

2008년 4월~13년 3월에만 한정해 분석한 결과, 로타렉과 비교한 로타릭스의 접종 후 7일 이내 장중첩증 상대위험은 9.4였다.

로타릭스의 1회째 및 2회째 접종 모두 장중첩증 발병 기여위험은 10만명 당 5.3명으로 추정됐다.

"연구 차이 별로 없어", "공중보건상 이득이 더 많아"

이처럼 PRISM에서는 로타텍이, VSD는 로타릭스가 장중첩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2개 연구 저자들은 모두 로타바이러스 관련 질환 예방에 로타바이러스 백신이 효과적이라고 강조한다.

미국립보건원(NIH) 포거티국제센터 로저 글라스(Roger Glass) 교수와 CDC의 음쉬 파라샤(Umsh Parashar) 교수는 2건의 연구에 대한 관련논평에서 이같이 설명하고 있다.

"미국에서 로타바이러스 백신은 2006년 정기접종을 시작한 이후  로타바이러스와 관련한 응급외래 진찰과 입원을 80% 이상 낮췄다. 뿐만 아니라 미접종 어린이나 성인의 집단면역도 보고되고 있다. 멕시코에서는 예방접종 프로그램 도입 이후 설사로 인한 사망이 40% 줄었다는 보고도 있다".

그러면서 “이번 2건의 연구 내용은 상반된 결과를 보고한 것처럼 보이지만 신중한 해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교수는 또 미국내 도입시기가 로타텍 보다 로타릭스가  2년 늦은 만큼 이번 2건의 연구에서 로타릭스 위험평가는 로타텍 보다 적은 접종횟수에 근거했다고 지적했다.

VSD에서 로타릭스 접종 후 7일 이내에 장중첩증 위험이 크게 높아진 결과에 대해서도 "약 20만회 접종 당 6명이 발병하는 데이터에 기반으로 한 만큼 통계적 의미가 없는 PRISM의 로타릭스 결과와 같다"고 설명했다.

교수는 또 "2개 연구에는 별 차이가 없다. 2개 백신 모두 장중첩증 위험이 매우 낮다고 생각된다. 장중첩증 발병 메커니즘과 발병 위험이 높은 유아의 식별, 저소득 국가에서도 동일한 결과를 나올지 등 해명애햐 할 과제가 남아있다, 하지만 로타바이러스 백신에 의한 공중보건 이득은 장중첩증 위험보다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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