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응고제 와파린과 항균제를 병용할 때 출혈 위험이 높아지는 것은 약물상호작용 때문일까, 아니면 감염증 때문일까.

미국 카이저퍼머넌트 콜로라도의 나탄 클락(Nathan P. Clark) 교수는 와파린과 항균제 병용 또는 감염증이 항응고작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검토한 결과, "감염증은 항균제 사용과는 별개로 항응고작용을 과다 항진시킬 위험이 높다"고  JAMA에 발표했다.

항균제군에서도 소화관출혈 위험 증가

와파린의 항응고작용 지표인 국제표준비(INR)를 변화시키는 약제는 많다.

하지만 항균제 병용시 간헐적이거나 단기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출혈 위험과 관련하는 INR의 변동 외에 INR 측정 횟수가 늘어난다는 문제가 있다.

미국 의료보험인 메디케이드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한 연구에 따르면 와파린 장기사용례에 병용하는 항균제 종류 별로 소화관출혈 입원 위험을 검토한 결과, 일부 항균제군에서 높아졌다.

하지만 대조한 항균제군에서도 위험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클락 교수는 항균제와 와파린의 약물상호작용 외에도 간의 염증과 비타민K흡수불량, 시판약물의 사용 등 감염증에 동반되는 인자도 항응고요법의 부작용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이번에 감염증으로 진단된 와파린 사용 환자를 대상으로 항균제가 INR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 검토했다.

항균제 병용군과 비감염 및 감염 대조군 비교

대상자는 2005년 1월 부터 2011년 3월까지 와파린 유지요법을 받은 환자(stable warfarin therapy).

이들을 ①항균제병용군 ②비감염대조군 ③상기도감염증으로 진단됐지만 항균제 비사용군(감염 대조군) 등 3개군을 대상으로 INR 5 이상인 비율을 비교했다.

상기도감염증+항균제 비사용군에서도 INR 유의하게 상승

비교 결과, INR 5 이상인 비율은 항균제병용군에서 3.2%, 감염대조군에서 2.6%, 비감염 대조군에서 1.2%였다.

비감염대조군 보다 항균제 병용군(P <0.001)과  감염 대조군에서  INR 5 이상인 경우가 매우 많았지만, 항균제 병용군과 감염 대조군 간에는 유의차가 없었다(P=0.44).

또한 관찰기간 중 INR 5 이상의 상승과는 독립적으로 관련하는 인자는 항균제 사용[비감염 대조군에 대한 위험 2.46], 감염증+항균제 비사용(2.12) 외에도 여성(남성 대비 위험 1.46), 시험초기 INR 최고치(2.0~2.5 미만에 대한 3.0 이상의 위험 2.30), 활동성 암(암이 없는 경우 대한 위험 2.20)이었다.

와파린 대사 억제하는 항균제에서 INR 5 이상 비율 유의하게 증가

와파린 작용에 관련하는 메커니즘에 따라 항균제를 나누어 비교하자 와파린 대사를 방해하는 약물은 그렇지 않은 약물에 비해 INR 5를 넘는 비율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비타민K의 합성을 저해하는 약물(아목시실린, 아지스로마이신, 시프로플록사신, 독시사이클린 등) 및 약물대사효소(CYP)를 억제하는 약물[메트로니다졸, 설파메톡사졸·트리메토프림 (ST합제)]에서 크게 증가한 것이다.

클락 교수는 "상기도감염은 항균제 사용과는 별개로 항응고작용을 과다 항진시킬 위험이 높다"고 결론내렸다.

그러나 이러한 환자에서도 와파린 유지요법 중 항균제 사용이나 급성호흡기 감염 후 INR 상승으로 인한 임상적 출혈사고는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트리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