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가 영양소 결핍에 반응해 비정상 단백질 등 불필요하거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세포 성분을 분해해 재사용하는 자식작용. 이 작용을 유발시켜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새 표적치료제 후보물질이 발견됐다.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 의생명연구소 황정진 교수[사진]팀은 자식작용이 과하게 일어나면 세포가 죽는 현상에 착안해, BIX-01294(이하 BIX)라는 화학물질로 암세포의 과잉 자식작용을 유도함으로써 암세포를 사멸시키는데 성공했다고 Autophagy에 발표했다.

황 교수에 따르면 이번 연구결과는 세포자살(apoptosis)을 유도하는 대부분의 암 치료제와는 기전이 다른 만큼 기존 항암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자식작용 유발 효과가 높은 BIX를 선별해 24시간 배양한 다음 세포사멸 효과를 측정한 결과, 암 세포주에서 정상 세포주 대비 세포사가 50% 증가했다.

아울러 BIX는 암세포 성장에 도움이 되는 G9a 효소를 억제하고, 세포 내 활성산소를 증가시켜 암세포의 과잉 자식작용을 촉진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G9a효소의 발현 정도가 28배 높은 유방암, 대장암 환자의 종양세포를 배양해 BIX로 처리하자 세포사가 100%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황 교수는 "자식작용을 경유한 세포사 원리가 향후 항암제 개발 등 임상에 성공적으로 적용되면 암환자들이 겪는 부작용과 이상 반응을 최소화해 삶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후속 연구를 통해 적용 가능한 암 종과 치료 반응성이 큰 환자를 선정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를 추가로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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