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두가 자연 유행하는 시절에는 유행 때마다 VZV에 대한 면역이 활성되면서 대상포진 위험도 줄어든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의 권고에 따라 1996년에 어린이 수두백신 예방접종을 도입하자 모든 연령에서 수두관련 사망이 크게 줄어들었다.

하지만 어린이에 대한 수두백신의 정기접종 이후 대규모 유행이 없어지면서 소아기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VZV)에 자연 감염된 고령자를 중심으로 대상포진이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국질병관리센터(CDC) 크레이그 헤일스(Craig M. Hales) 박사는 어린이 수두백신 정기접종이 고령자 대상포진에 미치는 영향을 후향적으로 검토, 그 결과를 Annals of Internal Medicine에 발표했다.

수두백신 접종 이후 유의한 증가 없어

헤일스 박사는 메디케이드(공공의료보험)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어린이에 대한 수두백신 정기접종 이전인 1992년부터 도입 이후 2010년까지 VZV 이환 상황을 조사했다.

같은 기간 보험청구 결과를 확인한 결과, 무작위로 선별한 65세 이상 피보험자 284만 8,765명에서 28만 1,317건의 대상포진이 확인됐다.

나이와 성별을 조정한 대상포진 이환율은 1992년 1천인년 당 10.0에서 2010년에는 13.9로 39% 증가했다.

하지만 수두백신을 정기접종하기 시작한 1996년 이후 이환율이 유의하게 높아진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성별과 나이 등을 조정한 또다른 분석 결과에서도 1997~2010년에 주(州)별 수두백신 접종률과 대상포진 이환율 변화는 무관한 것으로 확인됐다(위험비 0.9998).

박사는 "의료보험 데이터베이스를 대상으로 한 만큼 이번 검토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하면서도 "미국에서는 수두백신 정기접종 이전부터 65세 이상 인구에서 대상포진 이환율이 증가했다"고 결론내렸다. 아울러 어린이 수두백신 접종에 의한 영향은 없었다고도 말했다.

60세 이상 대상포진백신 접종률 14.4%

헤일스 박사에 따르면 지금까지 여러 국가에서 수두백신 정기접종 프로그램의 실시 여부에 상관없이 고령자에서 대상포진이 증가한다는 보고도 그리고 증가하지 않는다는 보고도 있다.

이러한 차이는 설명할 수 없는데다 어떤 사람이 대상포진에 걸리는지에 대해서도 아직 해명되지 않고 있다.

한편 미국에서는 2006년부터 60세 이상에도 대상포진 예방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지만 이번 보고에 의하면 동일 연령대 접종률은 2007년에는 1.9%, 2010년에도 14.4%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박사는 "접종률이 낮으면 대상포진 이환율에 미치는 영향을 추측할 수 없다"면서도 "이번 검토는 향후 접종률을 높이기 위한 프로그램의 효과를 알아보기 위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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