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노원구의 모 의료생협이 건강검진 문자 메세지와 전단지를 배포하다 적발된 데 이어 인근의 중랑구에서도 의료생협과 관련된 마찰이 불거지고 있다.

의료생협이 운영하는 의원이 독감 백신과 자궁경부암 백신 등을 덤핑에 가까울 정도로 저가에 접종하고 있어 환자를 싹쓸이한다는 하소연까지 나오고 있다.

12일 중랑구의사회에 따르면 덤핑 독감접종으로 인한 지역 의사회와 A 의원과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A 의원의 독감 접종 비용은 1인 1만 5천원 수준. 10명 이상 단체의 경우에는 할인을 적용해 1만원에 접종을 해 주고 있다.

인근 병의원이 대략 3만원 이상을 받는다는 점에서 절반 이하로 받고 있는 셈.

일반 병의원이 독감 백신을 구입하는데 드는 비용이 1만원 안팎이기 때문에 사실상 1만 5천원의 접종비를 받아서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게 된다.

하지만 어떻게 A 의원은 저가 접종이 가능한 걸까.

중랑구의사회 관계자는 "해당 의원은 의료생협에서 운영하고 있는 곳"이라면서 "일반 병의원처럼 운영하는 곳이라면 결코 이런 가격에 접종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일반 병의원은 백신을 소량으로 구매하기 때문에 구입 단가가 비싸 도저히 저가 접종으로는 운영이 될 수 없다는 것.

그는 "의료생협 운영 기관도 조합원 외에 50%는 다른 환자를 볼 수 있다는 규정이 있어 저가 접종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서 "다른 환자의 비율이 50%를 넘어도 사실상 이를 확인할 방법이 없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저가 접종으로 환자 유인행위를 한 후 접종 이외의 다른 진찰 행위로 수익을 낸다고 해도 이를 막을 길이 사실상 없다는 말이다.

그는 "의료시장 질서를 무너뜨리는 덤핑 행위를 중단할 것을 여러차례 요청했지만 말을 듣지 않는다"면서 "해당 의원은 지역 의사회에도 가입하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반면 A 의원 측은 저가 접종이 환자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한 조치라는 점을 강조했다.

A 의원 관계자는 "일반 병의원이 3만원에 독감을 접종하지만 우리는 1만원부터 1만 5천원 사이에 한다"면서 "다른 기관이나 우리나 백신은 같은 걸 쓰고 있어 차이도 없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는 마진을 낮게 잡고 여러 명에게 접종을 하기 때문에 유지가 되는 것"이라면서 "환자들의 혜택을 위해 이렇게 하는 것이지 이윤 추구를 위해 하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A 의원은 자궁경부암 백신도 9만원에서 12만원대의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환자 유치에 나서고 있어 지역 의료계와의 마찰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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