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이 특정 분야를 집중 육성하는 이른바 선택과 집중의 경영방식을 발표했다.

제19대 서울성모병원장인 승기배 교수는 16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서울성모병원이 국내 1위 또는 세계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분야인 혈모세포이식센터, 안센터 등 경쟁력있는 분야 최소 3~4개 이상을 선택, 집중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승 원장이 말하는 경쟁력있는 분야는 우선 심혈관센터와 장기이식센터.

심혈관센터의 경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실시한 급성심근경색 평가와 심장혈관 수술 적정성 평가 2년 연속 1등급을 받았다.

장기이식센터는 1969년 국내 최초 신장이식에 성공한 후 신장이식 2,000례, 간이식 700례를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서울성모병원이 선택과 집중을 하는 이유는 현재 대한민국의 낮은 의료수가와 의료보장의 강화로 인한 병원 경영 악화 때문이다.

현재 서울아산병원만이 유일하게 흑자 경영하는 상황인데다 국가 기간병원인 서울대병원도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는 등 국내의 병원 위기는 최고조에 도달한 상황.

가장 어려운 시기에 수장을 맡은데다 의사 보다는 경영 업무가 우선이 된 승 원장의 고민도 그만큼 깊을 수 밖에 없다.

또한 병원 위기 탈출이라는 명제 앞에서 '선택과 집중'이라는 선택지 외에 별다른 대안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가톨릭의 보편적 가치인 '빛과 소금'에 부합하는지는 의문이다.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경우 상대적으로 병원 수익에 도움이 덜 되는 곳이 불이익을 받기 때문이다.

그 분야 또한 서너군데에 불과해 선택되지 못한 분야는 물론이고 희귀질환 환자와 난치병 환자를 위한 연구분야는 더욱 소홀해질 전망이다.

그나마 지난 1988년 국내 처음으로 종합병원 내 호스피스시설을 세워 무의미한 연명 치료를 지양하고, 환우와 가족들의 영적, 심리, 사회 상담을 통해 정신적 안정을 취해주도록 노력해 온 점이 유일한 위안거리다.

승 원장은 간담회 보도자료에서 "현대의학의 한계로 기술적 치료에 실패한 불치병 환우의 마음도 영성으로 치유하는 것은 서울성모병원만이 환우에게 제공하는 최고의 장점이며 이 부분을 강화해 육신의 치료 뿐만 아니라 환우들의 감성까지 책임져 세계 어느 병원에서도 흉내낼 수 없는 전인치유 희망의 병원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병원위기의 파고(波高)를 넘기위한 '선택과 집중'의 경영방식으로 전인치유 병원을 만들 수 있을지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메디칼트리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