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서 기억력이 떨어지면 치매가 아닐까 의심하는 경우도 많다. 노화의 대표적인 증상의 하나인 기억력 장애가 건망증과 치매에서 동일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런만큼 치매와 건망증의 정확한 감별은 치매에 대한 두려움을 갖는 환자를 안심시키고  효과적인 치매 치료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

부산의대 가정의학과 김윤진 교수는 치매와 건망증의 기억 양상과 임상 양상에 뚜렷한 차이가 있다면서 치매와 건망증의 감별법을 Korean Journal of Family Practice에 발표했다.

김 교수가 지적하는 건망증과 치매의 큰 차이점은 나중에라도 기억하느냐다.

우선 건망증과 치매환자의 기억장애의 내용이 다르다. 어떤 사건에 대해 기억할 때 건망증은 사건이나 경험의 내용 중 일부를 잘 기억 못하는데 비해 치매 환자는 그런 사실이 있었는지 조차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 건망증과 치매의 기억양상과 임상양상의 차이
또한 기억의 회상 양식에도 차이가 있다. 건망증은 잊었던 기억을 어느 순간 다시 떠 올리는 경우가 많지만 치매환자에서는 전혀 떠올리지 못한다.

귀띰에 대한 반응도 다르다. 건망증의 경우 주변에서 귀띰을 해주면 금방 기억해 낼 수 있다면 건망증일 가능성이, 그렇지 않으면 치매일 가능성이 높다.

건망증의 경우 중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기억을 잘 잊어버리지 않는 반면 치매환자는 사안의 경중에 상관없이 잊어버린다.

시간의 경과에 따른 기억력 저하 정도도 다르다. 치매 환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기억력장애가 심해지는 반면 건망증의 경우 기억력이 크게 낮아지지 않는다.

치매는 건망증과 달리 다양한 증상을 동반한다. 기억력장애 외에 지남력장애, 언어장애, 수행능력 장애 등의 인지능력 장애와 망상, 환각, 오인, 우울증, 불안, 초조행동, 성격변화, 수면장애, 식욕변화, 성욕변화 등의 정신행동증상 등의 동반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경도인지장애와 건망증도 구별해야 한다. 특히 경도인지장애는 일상생활에  별다른 이상이 없기 때문에 주의하지 않으면 건망증이나 정상으로 진단될 가능성이 높다.

건망증은 가끔 단어나 이름이 기억나지 않거나 나더라도 오랫동안 생각해야 나는데 비해 경도인지장애는 기억장애 정도가 자신의 연령에 비해 과다한 특징이 있는데 뚜렷하지 않을 수도 있다.

임상양상에서 건망증은 기억력 저하 정도가 시간이 지나면서 뚜렷하지 않은 반면 경도인지장애는 6개월에서 1년 사이에 기억장애의 저하가 급격하게 낮아지는 양상이 있을 수 있다.

기억장애 이외에 다른 인지기능을 일반적으로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은 건망증과 경도인지장애가 비슷하다.

김 교수는 "경도인지장애는 일상생활에는 별 이상이 없기때문에 주의하지 않으면  건망증이나 정상으로 진단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건망증과 경도인지장애, 치매의 초기 증상은 비슷한 만큼 기억력 저하를 호소하면 각 질환을 감별하는게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트리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