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병원 최수봉 교수(내분비내과)가 인슐린펌프의 효과를 강조하며 메트포민 등 1차 치료 약제는 물론 최근 각광받는 DPP-4억제제가 모두 효과없는 약이라고 발언해 물의를 빚고 있다.

이에 대해 당뇨병학회 등 학계는 세계적인 학술 흐름을 혼자 거스르는 터무니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하며 대응할 가치 조차 없는 황당한 이야기라는 반응이다.

건국대병원 최수봉 교수는 최근 국제 학술지 Diabetes에 게재한 논문을 기반으로 인슐린펌프로 췌장의 기능을 살려 당뇨 완치의 길을 열었다고 발표했다.

최 교수는 521명의 2형 당뇨병환자를 대상으로 6개월간 인슐린펌프 치료를 지속한 결과 당화혈색소 평균값이 8.7%에서 6.3%로 정상범위로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또한 계속해서 인슐린펌프 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2년간의 추적관찰 결과 지속적으로 당화혈색소가 6.3%대를 유지했다며 사실상 당뇨 치료의 새 지평을 열었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최 교수는 이러한 효과를 강조하며 기존의 치료법을 모두 부정해 논란이 되고 있다.

실제로 11일 기자간담회에서 최 교수는 기존 치료 약제들을 조목조목 비판하며 먹어서는 안되는 약이라고 폄하했다.

최 교수는 "최근 메트포민이 1차 약제로 각광받고 있지만 이 약은 췌장의 기능을 계속해서 떨어뜨리는 몹쓸 약"이라며 "의사의 양심이 있다면 환자에게 이러한 약을 먹여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또한 최근 DPP-4억제제를 추천하는 의사들이 많은데 이는 비싸기만 하고 효과는 기존 약제의 반도 안되는 쓸모없는 약"이라며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는데 도대체 왜 먹어야 하는지 나는 이해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가장 부작용이 적은 약으로 인정받고 있는 DPP-4억제제의 효능을 정 반대로 비판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학계는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세계적인 학술 흐름을 근거없이 비판하는 것이 이치에 맞느냐는 것이다.

대한당뇨병학회 관계자는 "의학 자체가 불완전한 학문인 만큼 모든 약제가 완벽할 수는 없다"며 "그렇기에 학술적 근거 마련이 필요한 것이고 전문가들이 모여 의견을 나누는 것"이라고 운을 띄웠다.

그는 이어 "DPP-4억제제의 효능과 안정성은 이미 수백개의 논문으로 인정된 것이고 계속해서 발전되고 있는 약제"라며 "최 교수의 주장대로라면 세계의 당뇨 전문가들이 모두 바보라는 뜻이냐"고 꼬집었다.

대다수 전문가들도 이와 의견을 함께했다. 인슐린펌프가 효과를 볼 수도 있지만 그것만이 치료법이라는 주장은 자만일 뿐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학회 관계자는 "도대체가 반박할만한 가치가 있는 주장인지부터 고민이 든다"며 "모든 치료를 거부하고 인슐린펌프만이 대안이라는 주장은 사이비종교와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학회 내부에서도 최 교수를 어떻게 할지에 대해 의견이 많았지만 공식적 대응은 하지 않기로 한 상태"라며 "황당하고 터무니없기는 하지만 공식적으로 제재할 문제는 아니지 않느냐"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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