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피폭자 중에는 수십년 이상 지나서 백혈병이나 골수이형성증후군이라는 '혈액암'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폭피해자 중에는 이러한 경우가 많은 가운데 일본 히로시마대학 연구팀이 지발성 백혈병 등의 원인유전자를 발견, Cancer Cell에 발표했다.

피폭자와 방사선치료 등 많은 양의 방사선에 노출된 사람 중에는 오랜 시간 후에 백혈병과 골수이형성증후군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지만 급성 발암과는 메커니즘이 다르다고 생각돼 왔다.

히로시마대학 원폭방사선의학과 연구팀은 골수이형성증후군 환자에 많은 7번 염색체 이상을 조사하고 같은 염색체에 있는 Samd9L이라는 유전자에 착안했다.

공통 유전자를 가진 마우스를 이용해 Samd9L를 제거한 후 영향을 조사했다.

그 결과, 일반적인 마우스는 생후 25개월 지나도 백혈병과 골수이형성증후군으로 사망한 경우는 28마리 중 2마리(발생률 약 7%)인데 반해 Samd9L 한쪽을 제거한 마우스에서는 19마리 중 10마리(발생률 53%), 양쪽을 제거한 마우스는 15마리 중 9마리(60%)로 나타났다.

이들 마우스 모두 1년 이내에 사망한 경우는 없었으며, 기타 악성종양도 거의 없었다. 그런만큼 Samd9L의 제거가 오랜 시간 이후 백혈병 발병에 관여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백혈병 등은 혈액을 만드는 조혈줄기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기 때문이지만 Samd9L는 줄기세포의 증식 가능 기간을 조정한다.

연구팀은 "다른 유전자 보다 암을 일으키는 힘은 약하지만 그것이 장기간에 걸쳐 영향을 주는 것과 관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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